`우크라 사태` 압박수위 높인 바이든 "러 침공땐 푸틴 직접 제재"

국가원수 겨냥 제재 이례적 시사
美 '단호한 의지' 강조 발언 분석
러, 본격 침공 정당성 확보차원
전면전보다 소규모 변칙술 전망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우크라 사태` 압박수위 높인 바이든 "러 침공땐 푸틴 직접 제재"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리비우시 외곽에서 공공 산업과 서비스 분야 종사자들이 군인들로부터 사격 훈련을 받고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3면에서 포위한 형태로 병력과 장비를 집결시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리비우=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거론하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도를 최고 수위로 높였다. 군사전문가들은 만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다양한 소규모 변칙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푸틴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제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느냐"라는 기자 질문을 받고 "그렇다. 그걸 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상대국의 국가원수를 직접 겨냥해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은 외교 관례상 아주 이례적인 경우로,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의 움직임에 맞서기 위한 군사적 대비책 강도도 한층 더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동유럽 파병 대기 명령이 내려진 8500명의 미군 가운데 일부가 머지않은 시점에 이동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는 전날 미군 8500명에 대해 유럽 배치 준비태세 강화 명령을 내려 5일내 동유럽에 신속 투입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주말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머물며 우크라이나 사태 대책 마련에 몰두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예정에 없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두 장관이 백악관에서 2시간가량 머물다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당초 외부에 공개된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에는 이들 두 장관과 회의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미군의 동유럽 파병 검토뿐만 아니라 대러시아 제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공식화한 모양새다. 고위 당국자는 전화 브리핑에서 유럽 지역 에너지 공급을 보호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여기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자를 포함한 광범위한 단위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설 경우 러시아가 원유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며 유럽의 경제적 숨통을 죌 경우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와 미국 등 러시아 이외 지역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천연가스 물량을 파악 중"이라며 "유럽이 겨울과 봄을 날 수 있도록 충분한 대체 공급망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전체 가스 공급량의 3분의 1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많은 군사전문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만약 침공한다면 대규모 전차부대 돌격전이나 폭격 등 전면전을 택하기보다 다양한 소규모 변칙 전술을 쓸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전쟁 의도가 없었다는 모양새를 취해야 이후 본격적인 침공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시나리오상 러시아의 첫 공격은 다양한 형태로 시작할 것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일례로 동부 분쟁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발전소를 점거하는 상황으로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 아니면 분리파가 점령한 지역 상공에 가스를 뿌려 현지 암모니아 공장에 큰 고장이 난 것처럼 위장하고 수리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군병력을 보낼 수도 있다.

러시아는 이미 분쟁지역 수만명의 분리주의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해 놓았다. 이들을 암모니아 가스 유출 사고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이달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기관이 제기한 유력 시나리오로 꼽힌다.

러시아는 그동안 계속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없다고 밝혀 왔다. 도리어 국경 근처에서 이뤄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훈련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는 첫 도발을 어떤 식으로 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도록 다양한 전략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는 앞서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할 때도 그랬다. 당시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가 러시아와 병합을 결의하자 러시아군이 진입해 점령했다. 이때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휘장이나 부대 마크도 없는 군복을 입은 '미스테리한' 모습의 병사들이 갑자기 크림반도에 나타났다. 러시아 정부는 처음에는 군사적 개입을 부인했으나 이후 이들이 러시아군이라고 인정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