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D-1] 노후된 연구시설·부족한 예산에 출연연도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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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D-1] 노후된 연구시설·부족한 예산에 출연연도 골머리
과학기술 분야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1년 동안 준비한다고 했는데 모호한 규정 때문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A부서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이 같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27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여파가 일선 연구현장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안전관리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은 연구개발 업무의 특성상 연구실에서 다양한 실험장비와 재료, 위험 물질 등을 다루고 있어 다른 어떤 사업장보다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출연연들은 노후화된 연구시설과 협소한 연구공간에서 실험을 해야 하고, 안전보건 전담 인력과 관련 예산이 부족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에 큰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25개 출연연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안전보건 재해 예방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 조직 등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선, 부원장급을 기관의 '안전보건책임관'으로 지정해 안전보건관리 이행에 대한 책임을 강화했다. 또한 시설 등 다른 업무와 통합·운영하던 안전 담당 조직을 별도의 전담 조직으로 신설하는가 하면, 안전보건 관련 인력을 신규 채용해 배치했다. 매달 연구기관 내 위험 요소를 찾아내기 위해 정기 점검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안전보건 컨설팅 등 각 기관별로 대응책을 마련했다.

출연연 관계자는 "시행령에 규정된 9가지 안전관리 의무사항을 중심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하지만, 규정이 모호하고 각 규정에 대한 해석도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청과 과기정통부가 각각 달라 제대로 준비를 했는지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출연연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대형 사고 위험이 높은 한국원자력연구원, 폭발 및 화재 위험이 있는 화학물질과 다양한 실험장비를 다루는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자체 안전보건 전담조직 구축과 전담인력 배치를 마치고 법 시행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이들 기관 모두 법상 안전보건 전담조직을 기관장 직속으로 두는 것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못하다.

전체적으로 25개 출연연의 연구실 안전환경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를 들어, 기관당 안전관리조직 인원은 평균 2.2명에 그치고 있으며, 연구실안전환경관리자를 전담 배치한 곳은 7.9%에 불과해 조직과 인력관리 측면에서 취약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경비, 청소, 시설 업무와 같은 도급, 용역 등 외부 업체에 맡긴 업무와 관련한 안전보건 대응까지 기관에서 책임져야 하는 규정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우리 기관의 경우 업무 위탁을 준 외부 협력업체와 입주기업의 안전보건 관련 사안까지 챙겨야 하는 등 책임 범위가 너무 넓어 기관 입장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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