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에 발목 잡힌 李… `공약 폭탄`에도 박스권 장기화

정책 쏟아내도 尹에 1위 내줘
지지율 정체에 다시 큰절 사과
측근그룹 "집권후 임명직 안해"
전문가들 "대장동 의혹 떨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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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에 발목 잡힌 李… `공약 폭탄`에도 박스권 장기화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기치로 정면 돌파를 선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지지율 역전을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이 후보는 최근 부동산을 포함한 대규모 정책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박스권 지지율에 갇혀 있다. 주춤하던 윤 후보가 30% 박스권을 뚫고 40%대로 올라서는 데 비해 이 후보는 30%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고, 이 후보가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봤다. 결과론적으로 '대장동 의혹'을 깨끗하게 털어내지 못하면 박스권 지지율 탈피가 어렵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24일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오마이뉴스 의뢰·조사기간 16~21일·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3046명·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후보는 36.8%, 윤 후보는 42.0%로 집계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날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조사기간 21~22일·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ARS 방식·응답률 8.3%·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는 이 후보가 33.8%, 윤 후보가 43.8%를 기록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에 오차범위 밖으로 밀려나는 등 지지율 흐름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이 후보는 이날 예정에 없던 두 번째 큰절 사과를 올리는 등 민심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포인아트홀에서 열린 경기도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마침 또 신년이고 새해를 겸해서, 사과의 뜻을 겸해서, 지금까지와 완전 다른 새 정치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표현할까 한다"며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은 나름 최선을 다해서 새로운 세상,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애써왔다. 의도와 다르게 그 뜻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며 "국민의 내로남불이란 이름의 질책이 틀린 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가 잘못한 게 많지만 미래로 나아갈지, 다시 과거로 회귀할지 국민 여러분께서 심사숙고해서 판단해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영진 민주당 사무총장과 정성호·김병욱·임종성·문진석·김남국 의원 등 이 후보의 측근으로 불리는 '7인회'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임명직은 맡지 않겠다"면서 "저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정부에서도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진영 인사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며 "앞으로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한다. 오롯이 능력 중심의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가 박스권에 갇히게 된 이유는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의혹, 형님 강제 입원 의혹 등의 논란에 대해 해명했지만, 중도층에게 설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민주당 내 상황을 보면 아직 친문 세력 유권자층을 흡수가 제대로 안 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이 후보가 말한 '대선에서 지면 없는 죄도 만들어서 감옥에 갈 수 있다'는 발언은 자충수라고 본다. 이같은 발언을 '언더독'이라 볼 수 있는데 선거 막판에 지지층 결집할 때 쓰는 써는 방법인데 벌써 사용했다"면서 "본인이 현재 저조한 지지율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후보 지지율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건 2030을 중심으로 한 중도층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지금 야권은 윤 후보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을 벌이면서 역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중도층의 관심이 야권 후보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끊임없이 차별화를 주창하고 있지만, 진정한 차별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면서 "최저임금이나 노동 경직성 등 전통적인 진보 의제와 차별화를 해야 하는데, 레토릭으로만 차별화를 외치고 있어서 중도층의 이탈이 커진 것 같다"고 짚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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