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평화운동의 상징
2014년이후 뇌졸중 투병
달라이 라마 "영적 형제"
2014년이후 뇌졸중 투병
달라이 라마 "영적 형제"
베트남 출신인 틱낫한 스님은 시인이자 교사, 평화 운동가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있는 부처', '영적 스승'으로 추앙을 받아 왔다.
1926년에 태어나 23세에 승려가 됐다. 1963년 고국에서 반전 운동에 참여했다가 남베트남 정부에 의해 추방당했다.이후 주로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불교 원리를 정치·사회 개혁에 적용하는 참여불교 운동을 전개하며 세계적인 영향을 미쳤다. 생전에 미국의 인권 운동가인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만나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평화와 비폭력을 지향하는 틱낫한 스님에 감명한 킹 목사가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서방 세계에 불교를 널리 알린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에 플럼빌리지 사원을 세운 뒤 마음의 수련과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통을 받는 법을 알게 되면 고통을 줄일 수 있고, 고통을 이용해 행복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고 설파해왔다.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2018년 베트남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냈다. 국내에도 '화', '틱낫한 명상',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등 다수의 책이 소개됐다.
틱낫한 스님의 열반 소식이 전해지자 달라이 라마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달라이 라마는 고인의 트위터에 공유된 메시지를 통해 "나의 친구이며 영적 형제"라고 지칭했다.
달라이 라마는 또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과 자비로움이 내면의 안정에 도움을 주고, 마음의 평화를 추구함으로써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등 진실로 의미있는 삶을 살았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틱낫한 스님이 생전에 베트남전을 반대했고 킹 목사의 인권 운동을 지지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달라이 라마는 "그에게 경의를 표하는 최선의 방법은 세계 평화를 이루기 위한 그의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언론사들도 틱낫한 스님의 별세 소식과 함께 애도의 뜻을 전했다. AFP통신은 고인을 "서구에 마음챙김을 소개했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는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승려"라고 평가했다.
CNN은 "평화 운동가로서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운동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고인의 장례는 뚜 히에우 사원에서 일주일간 조용하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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