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물류·인력난 겹치면서 소고기 생산·유통 타격
유통매장에 육류 제대로 공급 안되고 아시아 수출도 인쇄 우려
유통매장에 육류 제대로 공급 안되고 아시아 수출도 인쇄 우려
최근 호주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가 크게 늘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슈퍼마켓 매장의 식료품 매대가 텅텅 비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호주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8만4615명에 달했다. 일주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들이 최장 10일까지 자가 격리를 하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심각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호주 주력 산업인 농축산업 종사자와 물류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트럭 운전사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고기, 과일, 채소 등 주요 농축산물의 공급 발목을 잡았다. 호주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는 식료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매대가 텅텅 비어있는 광경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소고기 수출에도 타격을 주고 잇다는 점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호주 내 공급망 문제가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소고기와 유제품을 비롯한 농축산물의 주요 수출국이다.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호주산 농축산물의 약 70%를 수입한다.
실제로 홍콩의 프리미엄 육류 수입업체인 '푸드스퀘어 홍콩'은 최근 호주로부터 들여오는 소고기의 수입 일정이 2주 정도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서는 아직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수입품의 통관 절차가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생기고 있다.
글로벌 해운회사 머스크는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인력 부족 현상으로 시드니 항과 멜버른 항에서의 대기 시간이 2∼3일 정도 길어지고 있다"고 했고, 다이앤 티핑 호주수출협의회 회장도 "호주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은 호주의 컨테이너 물류 시스템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1조3000억원 이상의 호주산 소고기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 육류 수입업체 관계자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호주산 소고기의 수입 지연이 빚어지고 있는데 호주 내 물류 대란이 장기화되면 수급불안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내 소고기 가격과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그나마 선택의 부담이 적었던 호주산 소고기까지 공급 차질을 빚을 경우 밥상물가와 외식가격에 동반 영향이 우려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0일 기준 호주산 갈비 100ｇ 평균 소매가격은 3513원으로, 예년의 2381원에 비해 47.5%나 급등했다.
5월 연방총선을 앞두고 심각한 공급·물류 대란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 2년간 입국을 사실상 막아왔던 워홀러와 유학생들에게 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 19일 캔버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워홀러와 배낭여행객, 유학생의 비자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높은 비자 수수료 때문에 외국인 단기 체류자들이 호주행을 기피하는 현상을 해소해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에서 여행도 하고 동시에 농업·의료 등 여러 분야의 구인난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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