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유투브 채널 서울의소리 관계자와 통화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불쌍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사건의 당사자인 김지은 씨가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한 입장문에서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 씨의 태도를 보았다"며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미투를 그렇게 쉽게 폄훼하는 말들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다"면서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며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다. 하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당시 피해자의 변호를 맡았던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도 "(김씨에 대한) 끔찍한 2차 가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지은과 안희정의 싸움은 끝났다. 가해자가 유죄 확정 판결받아 교소도에 수감 중"이라며 "언제까지 피해자가 홀로 서서 가해자를 옹호하는 지긋지긋한 사람들과 싸워나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사건이 확전될 조짐을 보이자 국민의힘에서는 이수정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 고문이 나서 유감을 표명했다. 이 고문은 "이번 서울의 소리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며 "'줄리 설'로 인한 여성 비하적 인격말살로 후보자 부인 스스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왔었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신 김지은 님의 고통에 대해서는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