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7시간 통화` 기자에 "같이 일하자…정보업 해달라, 1억도 줄 수 있어"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첫 통화서 "인터뷰 안 한다"던 金
尹 청문회 때 '뉴스타파 응징' 거론 "눈물 나게 너무 감사"
이 기자에 도움요청 계속…강연료 105만원, 영입 1억 제안도
金, "캠프 관여안했다"…놀란 국힘 "다음주 입장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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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인 김건희씨가 지난해 하반기 진보진영 유튜브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수십차례 통화하는 과정에서 대선 조력 요청과 캠프 합류 제안을 거듭하면서, 윤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전제로 금전적 이익을 줄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이날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김건희씨와 총 52차례 통화하며 녹취한 내용의 일부를 보도했다. 지난해 7월6일 첫 통화에서 이 기자가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요청하자 김씨는 "당분간은 언론인의 인터뷰는 안 한다"고 거절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이 지난 14일 "이모씨는 처음부터 불법 녹음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해가며 김건희 (코바나컨텐츠)대표에게 접근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김씨는 이 기자의 신분을 인지하고 처음에 취재를 거부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7시간 통화` 기자에 "같이 일하자…정보업 해달라, 1억도 줄 수 있어"
MBC '스트레이트' 16일자 방송 화면 일부 갈무리.

그러나 뜻밖에 김씨가 이 기자와 통화를 이어가면서, 지난 2019년 윤 후보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불리한 의혹을 보도한 진보진영 매체 '뉴스타파'를 서울의소리 대표 백은종씨가 이른바 '응징취재' 명목으로 찾아가 항의·충돌했던 사건을 들어 감사를 표했다.

이 통화에서 김씨는 "그때 서울의소리 백은종 선생님께서 저희 남편(보도 관련해서) 뉴스타파 찾아가고 (항의했던 점에 대해) 제가 너무 감사해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후원도 많이 했다. 정말 눈물까지 흘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의소리도 2019년 '윤석열 검찰'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전후해 비위 의혹 수사를 벌이자 백씨가 윤 후보를 '검찰 적폐'로 규정하는 등 비판 대상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한 듯 김씨는 7월12일 통화에서 이 기자에게 "나중에 봐서 우리팀(윤 후보 캠프)으로 와요. 진짜 나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그런 거(윤 후보 비판 노선 등) 좀 제로로 생각하고 나 좀 도와달라"고 했다. 이와 함께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는 언급으로, '조국 사태'로 확대된 책임이 민주당의 검찰 공격에 있었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아울러 그는 "하여튼 나는 기자님이 언젠가 제 편 되리라 믿고, 아유 솔직히 우리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 내 마음 같아선 진짜 우리랑 같이 일하고 우리가 좋은 성과 이뤄내서 (함께 갔으면 좋겠다)"라고 거듭 끌어당겼다.

뒤이어 7월21일 통화에서 이 기자가 제3지대에 머물던 윤 후보의 행보에 관해 "누님하고 노량진수사신장을 한번 한바퀴 돌든가, 가면 상인들이 엄청 많거든"이라고 제안하자, 김씨는 "나한테 그런 거 좀 콘셉트 같은 거 문자로 좀 보내주면 안되냐"며 "내가 이거를 좀 정리해서, 우리 캠프에 적용 좀 하게. 명수씨(이 기자) 말이 너무 맞네"라고 호응했다.

스트레이트는 이 통화 엿새 뒤(7월27일) 국민의힘 입당을 앞둔 윤 후보가 부산 자갈치시장 방문 행보를 한 정황을 부각 시켰다. 특히 김씨는 해당 통화에서 이 기자에게 "한번 와서 우리 몇명한테 캠프 구성할 때 그런 것 강의 좀 해주면 안 되냐"며 "그러면 우리가 그 룰(규칙)을 해서 캠프 정리좀 하게"라고 요청했다.

이로부터 약 40일 뒤인 8월30일 이 기자는 실제로 김씨의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강의를 했으며, 김씨가 이 기자에게 고맙다며 "누나가 동생에게 줄 수도 있는 거지" 하며 105만원을 건넸다고 스트레이트는 보도했다.

9월3일 통화에서는 이 기자가 '만약에 (캠프로) 가면 무슨 역할을 하면 되느냐'고 묻자, 김씨는 "할 게 많지. 내가 시키는 거대로 해야지. 정보업 같은 것. 우리 동생이 잘하는 정보 같은 것, 발로 뛰어서. 안에서 책상머리에서 하는 게 아니라 왔다 갔다 하면서"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우리가 (대통령 당선) 되면 명수씨는 좋지. 개인적인 이득은 많지. 우리 남편 대통령 되면 동생이 제일 득 보지 뭘 그래"라며 "이재명(민주당 대선후보) 된다고 동생 챙겨주나. 어림도 없다"고 했다. 10월18일 통화에서는 이 기자가 '누나한테 가면 얼마 주냐'고 묻자 김씨가 "몰라 의논해봐야지 명수가 하는 만큼 줘야지 1억도 줄수 있지"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런가 하면, 김씨는 9월 무렵 이 기자에게 윤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에 대해 비판적 질문을 해보라는 요청도 했다. 이 기자가 "홍준표 토크 콘서트가 있었다. 곤란한 질문도 몇 개 뽑아놨는데 아 이거 피해가네"라고 하자 김씨는 "내일은 좀 잘 한 번 해봐, 우리 동생이. 내일 한 번 홍준표한테 날카로운 질문 좀 잘해봐"라고 했다.

그는 또 "하여튼 (여권 시각에서 윤 후보 비판은) 반응 별로 안 좋다고 슬쩍 한번 해 봐봐. 우리 좀 갈아타자고 한번 해봐봐. 홍준표 까는(공격하는) 게 더 슈퍼챗(유튜브 시청자 실시간 송금)은 많이 나올 거야 그게 더 신선하잖아"라고 권했다.

이후 김씨는 11월15일에도 이 기자에게 "(보수나 진보진영) 양쪽 줄을 서 그냥. 어디가 될지 모르잖아. 그러니까 양다리를 걸쳐. 그것밖에 더 있나, 그래야지뭐"라며 "거기 한편만 들 필요 없지 않나. 혹시 세상이 어떻게 바뀔 줄 아나. 사실 권력이라는 게 무섭거든"이라고 말했고, 이 기자는 "당연하죠"라고 맞장구를 쳤다.

구(舊)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직후인 12월7일에도 김씨는 이 기자와 통화에서 "유튜버 중 누가 좀 그렇고(윤 후보에게 비판적이고) 현재 어떤지 나한테 문자로 간단히 줄 수 있나. 내가 좀 (캠프 쪽에) 보내게"라며 "특히 우리가 관리해야 될 애들(유튜버들) 좀 나한테 명단을 좀 주면 관리하라고 하겠다"고 정보원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같은 통화 녹취 보도 내용에 관해 김씨는 스트레이트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윤 후보의 정치 행보에 관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 캠프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수석대변인 입장문을 통해 구체적인 의혹에 관해 "MBC가 다음주에도 추가방영을 한다고 한다. 그 내용을 보고 종합적인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 수석대변인은 MBC를 겨냥 "방송 내용이 지극히 사적인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MBC는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다고 주장하면서 불법으로 녹취된 파일을 방영했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으로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또 김씨와 선대본부에서 반론 요청에 불응했다는 취지로 스트레이트에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반론권을 보장하겠다며 문자와 전화를 걸어 통화를 유도한 것, 또 방송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것 등으로 볼 때 실질적으로 반론권이 보장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보도의 공정성의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의 형수욕설 발언도 같은 수준으로 방영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 녹음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 사적 대화이지만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선대본부 차원에서 유감을 표명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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