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AI·5G 혁신 세상에 필요한 최적 IT인프라 서비스 제공할 것"

위드 코로나·생활방식 변화 영향 IT 발전할 것
4개월새 200여개 신규 엔터프라이즈 고객 유치
작년 3분기 '애즈 어 서비스' 주문 46%나 증가
오픈AI 'GPT-3' 투자 활발… 기업과도 협력
사회공헌 활동 펼치며 조직원에 존경 받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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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AI·5G 혁신 세상에 필요한 최적 IT인프라 서비스 제공할 것"
김영채 한국HPE(한국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대표 D파이오니어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김영채 한국HPE 대표


서버, 스토리지 등 전통 하드웨어 회사로 성장해온 HPE가 최근 가장 강조하는 키워드는 '모든 것의 서비스화'다. 데이터센터라는 한정된 사업 무대를 뛰어넘어 클라우드와 현장의 모든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

김영채 한국HPE 대표는 "한국에서 '엣지 투 클라우드 플랫폼 애즈 어 서비스(as a service)'를 가장 잘 하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IT 공급사에서 그치지 않고 실력과 신뢰를 겸비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면서 "이미 국내 주요 기업들과 제품 개발,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공조체계를 가동했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한국HPE에서 근무해 온 김 대표는 20여 년 만인 지난 2020년 10월 한국HPE 수장 자리에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면서 내부를 '애즈 어 서비스 조직'으로 변화시켰다.

김 대표는 "팬데믹의 정점이던 2020년에 비해 시장이 확실히 좋아졌고 내부 조직 정비도 마쳤다. 올해는 위드 코로나와 사람들의 생활방식 변화가 또다른 IT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AI(인공지능)·5G 등 혁신기술이 만들어내는 세상과 사회의 변화에 필요한 최적의 IT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엣지 투 클라우드 플랫폼 애즈 어 서비스'로= 최근 글로벌 IT시장에서 공통된 화두는 클라우드의 대세화다. 특히 팬데믹이 제조부터 물류까지 모든 물리적 활동의 발목을 잡으면서, 클릭 한번으로 IT자원을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는 클라우드가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치를 발휘했다.

자칫 경쟁력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HPE가 내놓은 대응책은 전통 데이터센터, 현장의 엣지 기기까지 구독서비스 형태로 제공해, 모든 IT인프라를 '마치 클라우드처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퍼블릭 클라우드도 자사 서비스에 연결해 전통 IT서비스와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를 포괄하는 비즈니스 체계를 만들었다. HPE는 자사 전략을 '엣지 투 클라우드 플랫폼 애즈 어 서비스'로 정의한다.

김 대표는 "클릭 몇번이면 눈앞에 IT인프라를 가져다 주는 클라우드가 부상했지만 여전히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겨간 서비스 비중은 30% 정도에 그친다. 많은 고객이 비용, 데이터 보호, IT거버넌스 등의 이슈 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로 가지 않거나 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대안인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퍼블릭이든 프라이빗이든 '클라우드 라이크'하게 다 쓰도록 해 주겠다는 게 우리의 컨셉이다. 일련의 구매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 퍼블릭 클라우드의 편리함과 전통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을 함께 경험하게 해주겠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사업에 투자 집중= HPE의 서비스 브랜드는 '그린레이크'다. 기업들이 사업현장의 엣지부터 클라우드까지 어디서나 정보를 수집, 분석,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업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비전이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필요한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장비 등 IT인프라부터 보안, PaaS(플랫폼 서비스), SaaS(SW 서비스)까지 서비스 포트폴리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PE가 공급하는 모든 기기와 솔루션을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고, 여기에 외부 솔루션·서비스까지 '플러스 알파'를 더해 고객들이 IT인프라와 클라우드를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솔루션셋을 제공하는 것. 이를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 반도체, 솔루션, 통신 등 영역을 가리지 않는 외부 협력과 인수합병을 전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세계 데이터의 65%는 자체 구축 IT시스템(온프레미스)에 있고 90%의 기업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쓰고 있다. 매시간 엣지에서 방대한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퍼블릭 클라우드 밖에서 운영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고객이 IT의 복잡성 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게 그린레이크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린레이크와 HPE의 강점은 유연성이다. 퍼블릭 클라우드와 달리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1년 365일 관리도 가능하고 관리툴을 이용해 운영해줄 수도 있다. 인프라만 월구독 서비스 형태로 도입하고 운영은 고객이 직접 할 수도 있다. 고객은 자체 거버넌스 안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밝혔다.

그린레이크는 SaaS까지 범위를 넓혔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의 정점은 인프라·플랫폼·SW(소프트웨어) 중 SW, 즉 SaaS인데 그린레이크도 진화를 통해 SaaS까지 포괄한다. SaaS의 프라이빗·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버전이라 할 수 있는 '그린레이크 라이트하우스'로, 고객이 SW를 클라우드처럼 쓰고 싶을 때 우리가 SW기업과 미리 협력체계를 구축해서 고객이 바로 쓸 수 있게 제공한다. 한국에서도 공급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서비스를 사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고객들이 IT를 서비스 형태로 구매하기 시작했다. HPE는 본사 기준으로 작년 10월 이후 200개 이상의 신규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유치해 1100개 이상의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보유했다. 그린레이크의 성장에 힘입어 HPE의 2021년 3분기 애즈 어 서비스 주문은 46% 증가했다. 그린레이크의 국내 연간 성장률은 179%에 달한다.

김 대표는 "그린레이크 관련 매출은 매년 세자릿수 성장하고 있다. 고객과 시장 전체의 마인드와 트렌드가 달라진 게 수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이전도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의 전망과 실제 IT시장의 움직임이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근 최근 진행속도가 이전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빨라지고 수용률이 매우 높아졌다. 지금도 한 고객사와 매우 큰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나 금융 계열 SI(시스템통합) 기업들이 그린레이크를 도입해 고객들에게 IT인프라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에 맞춰 기업들이 IT 예산을 수립하고 비용을 집행하는 방식도 구매 일변도에서 서비스 이용 방식으로 달라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 시장서 기회 찾아= HPE가 특히 주목하는 시장은 급증하는 데이터 분석 수요다.

김 대표는 "20년 전에도 데이터가 늘어난다는 데 모두 동의했지만 당시에는 장소가 데이터센터에 한정됐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 데이터가 너무 많다. 휴대폰부터 포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다 데이터다. 이 데이터가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바깥의 '엣지'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훨씬 의미가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현장 데이터와 데이터센터 안의 데이터를 연결해 의미를 가져야 정보가 되는 만큼 이를 연결해 주겠다는 것.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에 통합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IT 전반의 데이터 사일로를 없애고 기업들이 데이터의 위치와 관계없이 접근할 수 있게 돕는다는 전략이다. '데이터 보호용 그린레이크'를 통해 랜섬웨어 공격에 대응하고 신속하게 데이터를 복구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데이터 분석용 그린레이크'를 통해 하이브리드 분석과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플랫폼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퍼블릭 클라우드보다 높은 비용 효율성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원격업무 수요 지원= 원격업무가 일상화되면서 VDI(가상 데스크톱 인프라)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HPE는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장비를 하나로 통합한 HCI(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인 '심플리비티'와 VDI를 결합해 공급한다. 김 대표는 "대기업 SI 계열사가 심플리비티를 포함한 제품을 그린레이크에 얹어서 구매한 후 계열사에 VDI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 제품으로 인프라를 만들고 그린레이크를 구매해서 각 계열사가 사용량별로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SK㈜ C&C는 그린레이크 방식으로 심플리비티 HCI를 도입해 VDI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VDI를 도입한 데 이어 대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완전 관리형 데스크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초거대 AI 투자에서 국내 기업과 협력= AI(인공지능)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이라고 표현한다. 불어오는 바람까지 모든 게 데이터다. 이전엔 데이터로 보지 않은 것까지 데이터가 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AI 도입과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픈AI의 초거대 AI 모델 'GPT-3'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한국HPE도 주요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GPT-3는 기초과학으로,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면서 "주요 기업들이 매우 큰 상상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그 상상대로 이뤄진다면 훨씬 큰 인프라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5G 가상화·MEC 기술 개발·수출 협력= 특히 통신사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에 GPT-3를 접목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업들은 오랜 기획과정을 거쳐 인프라 투자를 시작했다. HPE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네트워킹, 클러스터링 등을 결합한 인프라 투자 과정에 통신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통신시장에서는 5G, VLAN(가상근거리통신망) 분야에서도 협력을 펼친다.

삼성전자, SK텔레콤, 인텔과 5G 네트워크 가상화 솔루션 상용화에 협력하는 게 대표적이다. 4개 사는 기지국, 전송망, 코어망 중 5G 핵심 네트워크인 코어망 전체를 가상화하는 기술을 개발, 통신사가 전용 장비를 설치할 필요 없이 범용 서버에 여러 통신장비 기능을 SW 형태로 구현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는 국내 5G MEC(모바일 엣지 클라우드) 기술의 해외 공급에도 협력한다. 두 회사는 'MEC 컨소시엄'을 구성해 MEC 관련 하드웨어, SW 등을 토털 패키지로 구성해 원하는 통신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MEC SW를, HPE는 하드웨어 등 인프라 제공 및 현지 영업, 유지보수를 맡는다.

◇"존경받는 리더 되고파"= 2020년 10월 취임한 김 대표는 지난 1년 여간 코로나19 때문에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한편 내부 조직을 애즈 어 서비스 조직으로 변화시키는 데 집중했다. 또 매주 금요일을 캐주얼 입는 날로 지정하는 등 직원들과 함께 조직에 자율성과 유연성을 더하는 노력을 해 왔다.

김 대표는 "HPE는 11월에 회계연도를 시작하니 그동안 회계연도 1년을 온전히 보냈다. 코로나가 계속되고 경기도 안 좋은 시기에 취임해 긴장감이 컸고, 회사 내부도 본사 전략에 따라 서비스 조직으로 바꾸는 숙제가 주어졌다"면서 "그러나 20년 간 회사에 몸담고 있으면서 시장을 계속 바라봐 온 덕분에 과제를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시장이 2020년보다 확실히 좋아졌고, 본사 전략이 시장과 맞아떨어졌다. 여기에다 함께 하는 직원들이 성과를 내준 덕분에 무리 없이 1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고객의 규모뿐 아니라 구매패턴을 반영해 시장을 구분하고 그에 맞는 조직체계를 만들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고객과 별도로 대형 금융사, 통신사, 대기업 등 구매력이 크면서 성장도 빠른 초대형 고객을 '라이징 스타'로 구분하고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같은 엔터프라이즈 조직 내에서도 고객의 구매성향에 따라 조직을 달리했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혁신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가장 효율적인 IT를 제공하는 게 변화된 조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파트너 생태계를 강화하고 그들과 함께 기회를 키우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지루한 날이 없었던 거 같다. 하루하루가 흥미로웠고 긴장의 연속이었다. IT가 사람의 삶과 문화에 들어가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한 그 수요는 이어지고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김 대표는 "한국HPE에서 비즈니스 매니저가 아니라 조직원들에게 존경받는 리더가 되고 싶다. 정교한 계획을 세워서 사회공헌 활동도 부지런히 하겠다"고 밝혔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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