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용인·고양·창원, 재정 권한 없는 `무늬만 특례시`

인구 100만명 이상 행정적 지위
13일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
자체 재원 확보 논의 진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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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용인·고양·창원, 재정 권한 없는 `무늬만 특례시`
특례시 대상 4개 기초단체의 재정 현황 표. <자료:행정안전부·국회입법조사처>

경기 고양·수원·용인과 경남 창원 4곳이 오는 13일 '특례시'로 지정된다.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인구가 100만명 이상인 이들 4개 시는 새로운 행정적 지위를 부여받게 된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첫발'을 뗐다는 평가지만, 자체 재원 확보 논의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특례시에 걸맞은 실질적인 재정 권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고양·수원·용인·창원을 특례시로 지정하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13일 시행된다.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에 조직·재정·인사·도시계획 등 자치행정과 재정 분야에서 폭넓은 재량권과 특례를 인정해주는 특례시 지위를 부여해 지방자치 역량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특례시 출범 이전부터 '무늬만 특례시'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례시가 직접 다룰 수 있는 특례사무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례시의 사회복지급여 기본재산액 기준이 '대도시'로 상향되면서 광역시에 준하는 복지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 외에는 법적으로 확정된 특례사무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특례시 승격을 앞둔 4개 자치단체들은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자체적으로 90개 가량의 특례사무를 정부에 건의해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자치단체들이 발굴한 특례사무 중 일부를 반영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2건이 발의됐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특례시의 자체 세입을 확대하는 논의도 멈춰 있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특례시 지정에 있어 다른 지자체의 재원 감소를 유발하는 특례를 둬서는 안 된다'는 국회 부대의견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기존 특례시 대상 지자체들은 기초단체가 광역단체에 납부하는 '도세' 일부를 특례시가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재정 권한 확대를 요구해왔지만, 부대의견을 감안하면 실현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특례시 대상 지자체들은 도세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특례시 자체 세입을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특례시 재산세율 인상, 특례시 탄력세율 적용범위 확대 등을 검토 중이다.

매년 빨라지고 있는 '인구감소'도 문제다. 개정 시행령은 만약 특례시의 인구가 감소해 분기 평균이 2년 연속 100만명을 넘지 못할 경우, 이듬해부터 특례시 자격을 박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창원 인구은 2010년 109만명에서 올해 100만명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결국 수도권 특례시만 남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인구 100만 특례시 출범 의의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일부 특례시의 재정자립도가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보다 낮고, 2019년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였던 수원·용인이 2020년부터 보통교부세를 지원받게 됐다는 점에서 특례시의 자체 재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특례시의 광역적 행정수요에 합리적으로 대응하면서, 다른 지자체와 상생할 수 있는 재정권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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