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분배지표 개선 됐다지만… 전문가 "지원금 뿌린 반짝효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발표
상하위 20% 격차 5.85배로 늘어
시장소득 기준땐 11.37배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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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분배지표 개선 됐다지만… 전문가 "지원금 뿌린 반짝효과"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정부의 적극적 대응으로 소득·분배 상황 개선 흐름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결국 나랏돈을 투입해 끌어올린 것이어서 소득 양극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근로·사업소득 등 시장소득 기준으로 보면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은 오히려 악화했다.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85배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위 20% 계층(5분위)의 소득이 하위 20% 계층(1분위)의 5.8배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배율은 2019년 6.25배에서 0.40배포인트 줄며 개선 흐름을 보였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재난지원금 등 공적 이전소득을 제외한 시장소득 기준으로 보면 5분위 배율이 11.37배로 벌어진다.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는 2019년보다 악화했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인데, 지난해 균등화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405로 2019년의 0.404보다 0.001 높아졌다. 지니계수가 '0'이면 완전평등, '1'에 가까워질수록 불평등도가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공적 이전소득을 포함한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는 0.339에서 0.331로 0.008 낮아졌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분배가 개선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가구 소득도 늘었다. 지난해 가구 소득은 평균 6125만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3.4% 증가했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전체적으로 재난지원금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며 "지난해 공적이전소득 증가 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해 1분위부터 5분위까지 소득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근로소득은 1.7% 소폭 늘었고, 사업소득은 1.4%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월급을 받는 근로자와 자영업자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정부 지원금이 가구 소득을 높인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 위기에도 지난해 3대 소득분배지표가 모두 개선됐다"며 "그간 꾸준히 강화해온 포용성 강화정책의 토대 위에 '경제위기는 양극화 심화'라는 과거 공식을 깨기 위한 정부의 적극 대응이 더해진 결과"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나랏돈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모두에게 지원금을 주게 되면 당연히 분배 지표는 나아지지만,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라며 "분배 지표를 개선하려면 정책적으로 지원을 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실제로 저소득층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시장소득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용직·임시직을 위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결국 일용직·임시직 일자리가 없어지는 결과를 낳았다"며 "노동규제를 풀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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