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세상에서 꿈을 키우다] "서른에 인생 귀인 만나 개발자 꿈 찾았죠"

동료 찾기 위해 이노베이션 도전
멘토 덕분에 '라피신' 헤쳐 나가
1년 과정 대학 4년의 양보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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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세상에서 꿈을 키우다] "서른에 인생 귀인 만나 개발자 꿈 찾았죠"
<7> 함께 더 멀리 뛰다

"매달 받는 100만원이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늘 부담스러웠던 생활비 걱정을 접어도 됐거든요. 거기에다 인생 최고 귀인인 친구와 멘토들을 만날 수 있었지요."

박원일(30)씨는 실력자들이 즐비한 SW(소프트웨어) 개발자 세계에서 자신만의 페이스로 길을 걸어가는 평범한 1인이다. 대학 입학, 자퇴, 군 입대, 삼수 후 대학 재입학, 졸업이란 과정을 거치며 20대가 흘러갔다. SW를 전공했지만 개발자가 돼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탓에 대학생활 내내 학원강사로 일하며 학비를 벌다 보니 미래에 대해 꿈 꿀 여유가 부족했다. SW와 디지털 미디어를 전공한 그는 대학을 졸업할 때쯤에야 '전공을 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구체적인 방법과 길을 찾던 그에게 빛이 돼 준 것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다.

박씨는 "개발자가 유일한 꿈은 아니었지만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고 함께 프로젝트를 할 동료도 구하고 싶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0월 2기로 입소했다. 대학 4년간 배웠지만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접한 SW는 사뭇 달랐다.

박씨는 "1년간 배운 게 대학 4년간 공부한 양보다 많은 것 같다.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것보다 동료와 함께 하든 스스로 하든 과제를 수행하며 배우는 방식의 학습능률이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본과정 이전에 거치는 예비과정 '라피신'에서 만난 친구들은 험난한 교육과정을 헤쳐가는 동반자가 돼 줬다.

박씨는 "전공했으니 별로 어렵지 않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라피신 첫 시험을 치렀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시험은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고 컴퓨터 속에 숨겨진 시험문제를 찾아내야 볼 수 있었는데, 주어진 10분 동안 로그인도 하지 못해 시험장을 나와야 했다"고 말했다.

함께 과정을 시작한 동료들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였다. 같이 밥 먹을 사람을 구하다가 20명 정도로 늘어난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학습동료로 발전했다.

박씨는 "비전공자가 더 많았는데 다들 열정적이었다. 친구들끼리 '냠냠크루'라고 귀여운 모임 이름을 만들기도 했다"면서 "함께 프로젝트에 대해 고민도 하고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힘든 과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라피신 최종시험을 앞두고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시험이 한달 연기됐다. 한달이란 귀한 시간이 주어지자 20명의 눈빛이 반짝였다. 박씨는 한달간 함께 공부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 후 한달간 서울에 있는 이들은 카페에 모여서, 지방에 있는 이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라피신 때와 똑같이 매일 공부를 이어갔다. 결과는 20명 모두 합격이었다.

그는 "이후 본과정에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더 깊고 진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 코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도 더 확실하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기관에서 진행하는 오픈 프로젝트도 실력을 키우는 기회였다.

박씨는 "3명이 팀을 이뤄 도전해 식단관리 웹서비스를 개발했는데, 처음 배우는 기술이다 보니 진척이 느렸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멘토로부터 웹개발 시 지켜야 하는 절차와 주의사항, 팀원간 협업요령도 배웠는데 이론공부보다 훨씬 피부에 와 닿는 현장경험을 익힐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현장 전문가인 멘토들과의 인연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그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최고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멘토들로부터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프로젝트 관리, 기획, 개발까지 하나하나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개발자라는 직업을 잘 해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프론트엔드 웹 개발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굳힌 그는 교육과정을 잠시 쉬고 초등학교 친구가 세운 스타트업에 정식 직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5명 규모의 신생기업으로, 이제 막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개발자로 첫발을 뗀 나와 비슷하다. 회사가 준비하는 신규 서비스용 회원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데 대부분 혼자 해야 하니 힘들기도 하지만 재미있다"고 말했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완성된 곳에 가서 일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유망한 기업으로 키우는 것도 보람 있을 거 같다"는 박씨는 "엄청난 실력자는 아니지만 계속 해가다 보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지금 가는 이 길이 재미있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글·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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