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종인 없는' 선대위 추가 인선, 세종 방문…'김병준 힘 싣기' 관측
원전행보·청년토크도…'자칭 킹메이커에 휘둘려' 지적에 尹 "국민과 2030이 킹메이커"
'김종인 전권론' 李, 지지율 경고·패싱논란 부각…尹 향한 듯 "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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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선대위 첫 회의를 주재, 공동선대위원장단·부위원장단·청년보좌역 등 굵직한 인선안을 처리하고 지방 일정으로 2박3일간 충청권을 찾았다. 부친 윤기중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충남 논산 출신인 만큼 "충청의 아들"을 자임하며 "중원 충청에서 정권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리겠다"고 나섰다. 특히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을 미룬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 앞서 임명한 김병준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당협위원장으로서 근거지를 둔 세종특별자치시(을)를 첫 행선지로 삼았으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통(通) 책사 출신인 김 상임위원장이 세종시(행정수도) 설계자 격인 만큼 '힘 실어주기' 행보란 관측도 나왔다.
윤 후보는 김 상임위원장과 충청권 최다선(5선) 의원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동행한 가운데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를 찾아 "세종시는 국토의 중심이기도 하고 행정의 중심이기도 하다. 주변 지역에 과학기술단지를 더 육성시켜서 우리나라 미래의 중심 신(新) 중부시대를 열겠다"며 행정수도 내실화를 약속했다. 제2 청와대 집무실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 구상도 밝혔다. 아울러 "저희 집안에 오랜 세월 (세종에서) 살아오셨던 부친이 이 지역에서 초등학교를 나오셨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뒤이어 대전으로 향해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연료 가공시설인 한전원자력연료를 잇달아 찾으며 중단된 원자력발전소 건설 재추진 공약을 확인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강행을 겨냥 "현 정부의 탈원전이라는 황당무계한 정책으로 원전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됐다"며 "(검찰총장 시절)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걸 은폐하려는 정권의 파렴치를 알게 됐다"고 날을 세웠다. 한국원자력연 연구원·노동조합 관계자, 카이스트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탈원전은) 엉터리 철학"이라며 "깨끗하고 안전하면서 효율적 원전 외에는 대안이 없음에도 탈원전을 주장하는 건 망하러 가자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이 중 한 대학생은 3주 넘도록 매듭지어지지 않은 김 전 위원장 영입 논란을 거론했다. "윤 후보는 사람에겐 충성을 안 한다는 확고한 자기 철학으로 대선후보까지 일약 스타가 된 분"이라며 "경선에 통과하고 나서 자칭 킹메이커에게 휘둘리고, 심리게임을 벌이고 시간을 허비해 정치에 대한 환멸감을 느끼게 됐다"는 쓴소리였다. 이 학생은 "그렇게 무능한 대통령은 박근혜(전 대통령)와 문재인(현 대통령)으로 족하다. 후보는 좌고우면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윤 후보는 "킹메이커는 국민이다. 또 2030 여러분이 킹메이커다"며 "여러분의 확고한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화답했다. 윤 후보는 이달 30일 충북 청주, 다음달 1일 충남 천안을 찾는 2박3일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이날 이 대표는 '김종인 없는 선대위' 개문발차에 탐탁지 않은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전날엔 "애초 패싱 논란이 있을 수 없다. 당대표랑 상의 안 한다고 문제 있는 거 아니다"면서 "후보는 선거에 있어서 무한한 권한과 무한한 책임을 가지고 간다"고 밝혔으나, 이날 언론·방송에 '당대표 패싱' 논란에 입장을 거듭 내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공개 회의에서 "정말 승리하는 것 외에 다른 걸 생각해선 안 된다. 우리 모두에게 무운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짧게 발언하고 마쳤다. 그러나 회의 직전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 2건에선 윤 후보에 대해 '지지율 하락 이후 김 전 위원장에게 엎드리는 모양새로 모셔오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또 김 상임위원장에 대해 "평가절하는 아니다"면서도 "전투지휘 능력으로 실적이 없는 부분이 우려된다"고 직격했다. "꼭 영입하려는 사람들이 '(똥인지 된장인지) 뭔가 찍어 먹어봐야 아는' 느낌"이란 거친 비유도 나왔다.
윤 후보가 여성·아동 보호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에도 "국민의힘이 견지한 방향성과 일치하는지 의문이 강하게 든다"며 "지지층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반대를 거듭했다. 이 대표는 또 김 상임위원장의 지난 26일 첫 기자회견과 윤 후보의 충청권 방문, 청년위원회·청년본부 출범 등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 중앙여성위와 간담회에선 "우리 후보는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검찰 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해오면서 정치를 잘 모른다"고 말해 윤 후보와의 갈등관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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