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정보통신기술) 관련 7개 협·단체가 모인 디지털경제연합(디경연)은 24일 성명을 내고 "충분한 검토 없이 신중하지 않은 규제 시도는 국내 경제의 주춧돌이자 견인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디지털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온플법 처리를 중단하고 차기 정부에서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온플법은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디경연은 현재 발의된 온플법이 특정 이해당사자들의 이해만을 위해 공개적 의견수렴과 협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복규제를 넘어 다부처에서 규율하는 이중, 삼중 규제를 기반으로 수정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디경연은 "디지털 전환이 시대의 요구인 상황이고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사회를 건설적이고 긍정적으로 바꿔가는 효과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히기도 전에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부 부작용에만 초점 맞춰 매우 성급한 규제 입법 시도를 시작한 것"이라며 "업계 자율로 부작용을 해소하려는 시도조차 기다리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디경연은 현재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성급한 규제 움직임이 결과적으로 국내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경연은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정부의 플랫폼에 대한 성급한 규제는 플랫폼을 통해 촘촘하게 연결돼 함께 살아가는 소상공인, 콘텐츠 업계, 더 나아가 이용자 피해까지 우려하게 만든다"며 "디지털 플랫폼의 진입장벽 상승으로 기업간 유효경쟁을 제한하게 돼 결국 첨예한 세계 디지털 패권 경쟁의 환경 속에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국내 플랫폼들의 경쟁력 저하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경연은 이어 "우리사회는 면밀한 검토 없이 졸속 처리한 입법규제가 산업과 사회에 얼마나 큰 실질적 충격과 사회적 낙인효과를 가져왔는지를 잘 알고 있다"며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이라는 취지로 도입했다가 10년 만에 무용성이 드러나 폐지된 게임 셧다운제를 통해서도 잘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명분을 위해 치열한 갈등과 강제규제로 피해를 본 것은 다름 아닌 국민들"이라고 부연했다.
디경연은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차기 정부에서 규제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경연은 "정부는 기업, 학계,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소상공인이 참여해 심층 논의가 선행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을 하고 마지막 수단인 법 규제 대신 다양한 문제 해결방식이 먼저 제안·실행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필요불가결한 규제가 필요하다면 충분한 연구와 고려를 전제로 곧 출범할 차기 정부에서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디경연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벤처기업협회 등 총 7곳이 모여 만든 협의체다.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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