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밥티스트 페르노 ACC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 컨퍼런스에 참석해 "완전히 닫혀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LFP 배터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LFP 배터리는 제조시 니켈·코발트 등 희귀 광물이 필요하지 않아 전기차 배터리로 주로 쓰이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혹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대비 가격이 저렴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신 에너지 밀도가 낮아 보급형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추세다.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배터리 종류다.
최근 전기차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테슬라·폭스바겐 등 자동차 업체들이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테슬라가 내년 양산할 기본형 모델(모델3·모델Y)에 LFP 배터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고, 벤츠도 이르면 2024년부터 EQA와 EQB 등 소형·준중형 라인에 LFP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바겐과 포드 등도 LFP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ACC는 LFP 배터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은 이유는 LFP 배터리의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페르노 COO는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더 많은 배터리를 넣어야하다보니, 자동차가 무거워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LFP 배터리의 재활용이 복잡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20년 이후에 어떻게 재활용을 해야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FP 배터리가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페르노 COO는 "솔직히 말하자면 하이니켈 배터리도 안전성에 많은 개선이 있었다"고 일축했다.
ACC는 이날 발표를 통해 고성능 배터리와 저렴한 배터리를 모두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특히 가격대가 낮은 배터리에 대해 페르노 COO는 "'메이드인차이나' 배터리에 비해 경쟁력있는 가격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LFP 배터리가 아닌 다른 기술을 통해 원가 절감을 이루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CC 측은 니켈 비중을 낮추고 망간을 높인 고망간 배터리를 대안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FP 배터리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는 것은 ACC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삼성SDI도 차량용 LFP 배터리 개발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우선 적용하고, 차량용 LFP 배터리 개발은 추후 생각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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