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 보도 추세를 보면, 진 전 교수의 글이 비교적 많이 인용 보도됐지만, 반대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등 이른바 '친여' 인사들의 글도 적지 않게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량으로만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진 전 교수와 반대 성향의 스피커들에게도 주목이 쏠리고 있는데, 이 후보에 대한 진 전 교수 비난 글을 인용했다고 주의하라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는 인사들에게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정부 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진 전 교수에게만 재갈을 물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만약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향후 자신에 불리한 언론사의 인터뷰 취재기사도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지금까지 심의위에서 어떤 정치평론가 등 스피커 역할을 하는 분들의 인용보도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린 적이 없다"며 "개인 SNS에 의견을 제시한 것인데, 이것을 못하게 하면 이번 결정은 특정 정치인에 대해 칭찬만 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는 헌법적 권리"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대통령 후보자는 공인이다. 프라이버시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그렇게 해왔다.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장우영 대구카톨릭대학교 교수는 "언론보도심의위원회의 제도 자체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중재위가 있음에도 특정 기관에 언론 기사 내용에 대해 개입해서 심의권을 가지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심의 결과가 향후 같은 사례가 상례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처럼 위원회가 자의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관위 심의위는 지난 10일 진 전 교수의 발언을 인용보도한 언론사 등 11개 언론사에 대한 조치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조치 대상 보도엔 진 전 교수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에서 이 후보에 대해 "이분이 실성을 했나", "마구 질러댄다" 등의 표현을 쓰며 언급한 내용을 다룬 기사가 다수 포함됐다. 심의위는 "특정 논객의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인용하였다고는 하나, 제목과 내용에서 (이의) 신청인에 대한 일방적 비판을 여과 없이 보도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유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권준영기자 kjy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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