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체인 변화, 혁신기업이 뛴다] AI·블록체인… 전사적 디지털 혁신,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다

우리은행
은행 업무 전반 디지털 전환
업계 첫 '금융 DNA맵' 구축
AI 통해 자산가군 편입 예측
맞춤 투자 전략 시스템 이어
가상자산 수탁 사업에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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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 변화, 혁신기업이 뛴다] AI·블록체인… 전사적 디지털 혁신,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다
우리은행 참여 금융데이터댐 시각물

1994년 빌 게이츠가 '뱅킹(금융)은 필요하지만 뱅크(은행)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은행은 대표적인 인지(人紙)산업으로 불린다. 사람과 서류만 가능한 금융서비스는 한때 고객의 자산관리 수요를 최일선에서 맞춰주면서 필수적인 존재로 거듭났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금융은 변하기 시작했다. 디지털만으로도 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의 '인디(人D)산업'으로 변모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고객은 디지털을 활용해 금융 업무를 언제 어디서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2월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는 디지털 흐름을 수년 이상 앞당겼다. 122년 역사의 국내 최고(崔古)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이 최고(崔高) 디지털 기술을 갖춘 금융사로 거듭나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이니셔티브'라는 구호를 앞세워 은행 전 사업부문에 디지털 DNA를 심기 시작한 것이다.

권광석 행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DT)에 실패하는 이유는 '기술 도입'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라며 "상품, 서비스, 프로세스 등 모든 업무를 디지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전사적 디지털 혁신을 목표로 ABCD(AI·블록체인·클라우드·데이터) 사업 확대 시나리오를 세웠다. ABCD 전 부문이 은행업에 내재화되면서 새로운 표준이 탄생하고, 장기적으로 우리은행 중심의 데이터 유니버스가 확장돼 사업화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은행 곳곳에 심은 디지털 혁신 씨앗의 성과가 하나둘씩 싹 틔우고 있다. 올 6월 금융권 최초로 구축한 '금융 DNA 맵'이 대표적이다.

금융 DNA 맵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통해 분석된 정보를 바탕으로 마케팅 목적에 따라 최적의 고객 그룹을 추출하고, 다시 마케팅 연계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를테면 특정 고객이 향후 자산가군에 편입될 수 있는지 등을 예상하는 식이다.

2018년 빅데이터센터를 출범한 우리은행은 2000여개의 핵심 변수를 선정해 AI기반 모델 개발, 채널별 비즈니스 활동 연계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며 준비를 마친 우리은행은 올해 안에 개인고객 대상 '레디메이드' 타겟팅 시스템을 오픈할 계획이다. 지난 1월 금융 DNA 맵 사전준비의 일환으로 고객행동정보를 AI로 분석해 고객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빅데이터 활용 고객행동기반 개인화 마케팅'을 은행권 최초로 실시하기도 했다.

데이터 유니버스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누적된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우리은행은 우리카드를 비롯해 6개 금융사와 손잡고 민간 최대 금융데이터댐 구축을 통해 데이터 활용과 수익화뿐만 아니라 사업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댐은 광범위한 데이터를 댐에 가둬두고 필요한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금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D-테스트베드 시범사업에 참여했으며, 과기정통부에서 주관하는 데이터바우처 공급 기업으로 이미 선정돼 내년에는 민간 금융데이터댐 얼라이언스를 확대해 통신과 유통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공지능을 통한 금융서비스 효능을 고객이 체감토록 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맞춤형 투자전략 제안이 가능한 '딥센싱' 시스템을 은행 내부적으로 오픈했다.

AI가 시장, 경제지표를 분석해 미래 시장 예측, 각종 투자상품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향후 영업점이나 고객에게까지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델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1월 열리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를 앞두고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거듭나기 위한 개발도 한창이다.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우리WON뱅킹' 고객뿐만 아니라 미이용 고객도 다른 파트너스 앱을 통해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화이트라벨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화이트 라벨링은 원소스-멀티유즈(하나의 콘텐츠를 서로 다른 영역에 적용) 철학을 가지고 서비스구조를 설계한 우리은행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다. 파트너사별로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를 최적화할 수 있는 체계로 되어 있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아닌 파트너들도 고객들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우리은행 역시 그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우리은행의 DT는 AI, 빅데이터 등 기술영역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처음으로 제도권 문턱을 넘어서며 '21세기 금(gold)'으로 평가받는 가상자산 투자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7월 블록체인기업 코인플러그와 손잡고 '디커스터디'를 설립해 가상자산 수탁 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커스터디 사업이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NFT, 디지털계약서 등)을 고객 대신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다. 향후 다양한 유무형의 자산들이 디지털화하면서 보관·관리 측면의 수요가 증가하는 데 대비했다.

특히 커스터디의 핵심역량인 KYC(고객신원확인), AML(자금세탁방지), 블록체인 기반 콜드·핫 월렛 기술, 프라이빗 키 관리, 그리고 Vault(금고) 기술 등은 은행에서 손쉽게 습득·보유·구사하기 힘든 영역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KYC와 AML을, 코인플러그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제공해 협력모델을 구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통 방식의 자산수탁업을 수행하는 은행은 DT의 일환으로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를 관심있게 살펴볼 수밖에 없다"며 "최근 중앙은행의 CBDC 실험 등 디지털자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 발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밸류체인 변화, 혁신기업이 뛴다] AI·블록체인… 전사적 디지털 혁신,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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