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 의견을 종합하면 마이너스통장 등 쓰지 않는 신용대출을 축소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방안에 따르면 신용대출 만기는 5년으로 설정된다. 6배 긴 30년만기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하면 신용대출 1억원에 대한 차주 DSR은 주담대 6억원과 같은 셈이다.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이 연 4%의 신용대출 5000만원을 보유할 경우 5년 분할상환으로 가정하면 DSR 22%다. 이는 만기 30년, 연 3.5%의 주담대로 환산하면 약 2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5000만원의 신용대출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이 차주 입장에서 더 많은 대출금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마이너스통장은 실제 사용 한도는 적더라도 은행입장에서는 최대 한도를 기준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측정하는 만큼, 추가 자금이 필요 없다면 선제적으로 한도를 축소해놓으면 향후 자금 확보에 용이하다.
대출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만큼 고정금리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자금조달지수)는 9월 신규취급액 기준 1.16%로 전달보다 0.14%포인트 올랐다. 이런 상승폭은 2017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올린 뒤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유력해 대출 이자 부담 가중은 불가피하다.
정책금융기관이 은행을 통해 공급하는 적격대출 상품도 하나의 대안이다. 10월 기준 우리·하나 등 8개 은행과 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최대 40년만기 장기고정금리대출 상품을 3.30~3.69% 고정금리로 공급하고 있다. 공부상 9억원이하 주택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신청가능하다.
소득이 적은 청년이나 신혼부부는 보금자리론도 이용할 만하다. 지난 6월 금융당국 발표 기준으로 40년만기 보금자리론은 30년만기 대비 연간 원리금이 15% 감소했다. 그만큼 DSR 비율이 떨어져 대출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DSR 규제에 반영되지 않는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다.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예·적금담보대출, 300만원이하 소액 신용대출, 분양주택 중도금대출,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서민금융상품 등은 차주단위 DSR 적용 대상이 아니다. 다만 내년 1월 규제 시행 이후 약관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전세대출 등을 추가로 받을때는 이자만 DSR에 반영된다. 반면 서민 급전 대출로 분류되는 카드론은 DSR 산정 대상에 포함돼 자금 계획을 세울 때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다수 카드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이전에는 카드사별 한도를 별도로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일괄 산출된다. 가령 연소득 4000만원차주가 주담대 1억8000만원, 신용대출 2500만원을 보유한 상황에서 카드론(연 13%, 만기 2년)을 신청한 경우 올해는 80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내년에는 636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담대와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전세대출도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만큼 향후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상환부담을 고려해 미리 대출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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