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성장 디딤돌 ‘ICT R&D 혁신바우처’] 손자같은 `효돌이`, 할머니 노후 걱정마세요

ICT R&D 혁신바우처, 기업성장 디딤돌 되다
5. 효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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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성장 디딤돌 ‘ICT R&D 혁신바우처’] 손자같은 `효돌이`, 할머니 노후 걱정마세요
김지희 효돌 대표가 AI 반려로봇 인형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안경애기자

효돌"할머니, 손길이 너무 포근해요."

개구쟁이 소년 모습을 한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자 이렇게 말했다. 인형을 스마트패드와 연동시키자 노래 부르기, 끝말잇기, 체조, 영어공부 등 다양한 신체·인지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인형은 "우리 화면 보면서 같이 손뼉 쳐요", "할머니, 오늘 병원 예약이 있어요" 등 연신 이야기를 하면서 활동을 유도하고, 생활 알리미 역할을 했다.

김지희 효돌 대표는 "독거 어르신들은 경제적 상황이나 건강의 어려움이 있지만 외로움과 사회와의 단절 문제가 더 크다. '효돌'이는 삶의 의욕과 의지가 없는 이들에게 말을 걸어주고 필요할 때는 잔소리도 해주는 7~8살 짜리 손주 느낌의 AI 반려로봇인형"이라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부담과 문제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독거노인은 우울증, 치매 유병률 등이 일반 노인들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 상대빈곤율과 노인자살률 1위 국가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노인들의 사회적 단절과 고립은 훨씬 심각해졌다.

LG전자에서 상품기획 업무를 담당하던 김 대표는 2009년, 노인들의 삶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효돌을 창업했다. 수십 명의 노인들을 만나 인생 얘기를 듣고 자서전을 쓰기도 하면서, 그들과 말과 촉각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돌봐주는 장치를 개발하겠다고 결심했다. AI 반려로봇인형 효돌이는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김 대표는 "AI스피커, 라디오, 죽부인 등 다양한 형태를 고민하다가 포근하고 친근한 인형으로 결정했다"면서 "2015년 개발을 결정한 후 노인들을 만나 그들의 하루 일과를 분석해 시간대별 시나리오를 쓰고 기능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효돌은 하루가 시작되면 기상 인사부터 날씨·절기 정보, 식사 챙기기, 투약시간 안내까지 쉼 없이 안내한다. 머리 쓰다듬기, 등 토닥이기, 손잡기 등 터치 인터랙션을 통해 노인들과 정서적 친근감을 주고받을 뿐 아니라 약 복용, 식사, 환기 등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체조, 치매예방 퀴즈, 노래, 이야기, 회상놀이, 종교말씀 등을 통해 인지강화와 치매예방도 도움을 준다. 생활관리사, 가족 등 보호자들은 전용 모바일앱을 통해 원격에서 노인들의 활동 현황과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일정 시간 행동 감지가 안 되면 메시지를 보내주기도 한다.

로봇은 약 먹을 시간이 되면 알려주고, 약을 먹은 후 손을 잡아주면 복용결과를 기록한다. 식욕이 부족한 노인들을 위해 식단을 안내해 주기도 한다. 로봇의 손을 3초 이상 잡으면 지정된 곳에 비상메시지도 보내준다. 국내와 해외 연구진의 논문을 통해 우울증과 복약순응도 등 생활관리 개선 효과도 입증됐다.

김 대표는 "때로 무심하거나 잔소리를 하는 자식들과 달리 절대적인 애정을 주다 보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보다 효돌이가 좋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깨어 있는 시간 내내 함께 할 뿐 아니라 안고 자기도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2017년 와이파이 기반 1세대 제품을 개발해 강원 춘천시 5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테스트를 했다. 2018년에는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2019년에는 LTE 방식을 개발하고 재가 치매노인, 사회적 약자 등의 지원사업에 적용했다. 장치는 서울 중랑구·성동구·구로구, 충북 제천시, 전남 광양시 등 전국적으로 4000대 이상이 보급됐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진행하는 ICT R&D 혁신바우처 사업이 도약 기회가 됐다. 회사는 작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정부 지원을 받아 챗봇과 IoT 게이트웨이 연동이 가능한 2세대 효돌을 개발했다. 김 대표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취약계층 고령 노인 대상 응급안전 안심서비스와 효돌을 연동하는 응용 서비스를 기획하고 사업 기회를 찾고 있었지만,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투자 여력과 테스트베드가 없었는데 ICT R&D 혁신바우처 사업이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회사는 평소 R&D 협업을 해 오던 이양선 한신대 교수팀과 호흡을 맞췄다. 2세대 장치는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등과 연동해 다양한 센서 정보를 기반으로 생활·건강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정부 응급안전 모니터링 시스템과 결합해 노인 스스로 자가 생활관리와 생활·정서 케어, 안전관리가 가능할 뿐 아니라 보호자들도 노인들의 상태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어 양방향 돌봄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응급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은 119, 사회복지사 등과 연계해 노인들의 심박측정, 출입확인, 낙상 등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다. 복지부는 독거노인 응급장비 공급사업자를 선정해 약 50만대 장치를 보급할 계획으로, 효돌은 전체 시장 중 25%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지자체 차원의 독거노인 지원사업에서도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100여 개 지자체가 이 장치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해외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인건비가 높은 선진국 시장에서 특히 경쟁해볼 만하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김 대표는 "무조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 미국에서도 이런 서비스는 없다"면서 "영어, 일본어 버전은 이미 개발했으며, 5년간 열정을 갈아서 만든 솔루션으로 'K방역'에 못지 않은 'K돌보미' 수출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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