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가계대출 규제] 총량관리로 대출중단 도미노… 실수요자 아우성에 한발 물러나

전세·집단 대출, 총량규제 제외
일률적 가계부채 관리대책 후퇴
고승범 "대출액 6.9% 증가 용인"
전문가 "결국 포퓰리즘에 굴복
금리인상 선제적 대응이 중요"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제동 걸린 가계대출 규제] 총량관리로 대출중단 도미노… 실수요자 아우성에 한발 물러나
고승범(가운데)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투자자 교육 플랫폼 '알투플러스' 오픈 기념회에 참석한 뒤 "전세 대출 증가로 인해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 목표가 6%대로 증가하더라도 용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실수요자를 포함한 대출 총량 규제를 포기한 것은 서민층 등 대출 실수요자의 아우성이 컸기 때문이다. 집단대출이나 전세 자금대출까지 6%라는 대출 증가율 총량 규제 목표에 넣을 경우 연말까지 대출 중단이 도미노처럼 벌어질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에 이어 최근에는 경남은행, 부산은행까지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이달 출범한 토스뱅크까지 신규 대출을 중단해 사실상 대출길이 막혔다.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을 대출 증가율 목표 관리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률적인 가계부채 관리 대책은 크게 후퇴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대출을 중단하면 전세대출 중단 등으로 서민층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국은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어 이르면 다음주 발표될 가계부채 보완대책에서 실수요자 부분이 어떤 수준에서 담길지 주목된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집단 대출의 경우 연말까지 중단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 대출로 인해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말 대비 6.9%까지 늘어나더라도 용인하겠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유연하게 하기로 한 것은 전세대출을 포함한 총량 관리를 고수하면 실수요자의 '대출 중단 도미노'를 막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총량 관리 기조에 변함이 없으면 연쇄 대출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생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도 이날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올해 가계대출 한도를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늘려달라고 당국에 요청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8월24일 이후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신규 담보대출을 아예 막고 있다. 상호금융인 수협중앙회도 이달부터 모든 조합원·비조합원 대상 신규 가계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고,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했다.

앞서 지난 9월30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는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들의 경우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한달도 안돼 방향을 튼 것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총량 규제로 전세자금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병행하는 조치가 중요하다"면서 "이번 조치는 결국 포퓰리즘에 굴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DSR 규제나 개인별 부채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를 좀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임시 조치를 취하겠지만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 인상 기조를 명확히 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이것을 국민에게 알려서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