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글로벌기업 솜방망이 처벌 '난타'
13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우선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페이스북에 과징금 64억원을 부과했는데,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미국에서는 50억불(약 5조9000억원)이 부과됐다"며 "우리나라는 과징금 규모가 턱없이 적은데 무슨 이유에서냐"고 지적했다. 윤종인 개인정보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전체 매출액이 아닌 관련 매출액이 3%로 돼 있어서 과징금 규모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여전히 사용자들의 이메일을 수집·분석해 광고에 사용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 조치를 했지만 구글은 약간만 슬쩍 바꿔 이메일은 수집 대상에서 뺀 것처럼 해놓고 여전히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근거해 사용자들의 이메일을 수집, 분석하고, 구글 기능에 사용하고 있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이 부분이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추가로 검토를 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맞춤형 광고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있어, 내년 1월에는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관한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새로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출범 1년이 된 개인정보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개인정보 위반과 관련한 신고 후 처분까지 지나치게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인정보위로부터 제출받은 '접수 신고 건의 사건 처리 내역'에 따르면 접수에서 처분까지 진행되는 평균 기간은 402일로 나타났다. 당사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해 지난해 11월 처분을 받은 페이스북 사건의 경우 2018년 4월 신고가 접수된 이후 과징금이 매겨지기까지 2년 7개월이 걸렸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처리가 왜 늦어지냐고 하니까 인력이 부족하다고 한다"며 "정부와 기업에서 데이터 활용 많아지면서 개인정보 침해 사안이 자꾸 늘어나는데, 처음 출범할 때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거냐"고 질타했다. 윤 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나 행정안전부로부터 이관된 사건까지 처리를 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건 사실"이라며 "관계 부처와 협의해 내년에는 개인정보위 인원을 12명 정도 늘리기로 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윤 위원장은 열화상 카메라 등 기기에 수집되는 개인정보 관련 체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윤 위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동해 (열화상 카메라에 대한)1차 샘플 조사를 한 결과 보안 취약점이 발견돼 11월 중 광범위한 분야 기기 실태를 조사하려 한다"며 "앞으로 열화상 카메라뿐만이 아니라 국민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기기들이 나타날 텐데 제조업자와 연계해 개인정보 보호 장치들에 관한 법적 제도적 개선 방안도 같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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