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12년간 `글로벌` 한우물… 세계 톱5 금융SW 기업으로 키울 것"

창업초기 밤시간·주말에 모여 솔루션개발 매진
중국은행 차세대 도입 5년만에 기회의 땅 열려
모든 솔루션 클라우드 전환 제3의 변화의 물결
日·대만·필리핀 등 亞4개국 인터넷은행 고객사
저축은행도 공략… 내년매출 1000억 돌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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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12년간 `글로벌` 한우물… 세계 톱5 금융SW 기업으로 키울 것"
이은중 뱅크웨어글로벌 각자대표 D파이오니어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이은중 뱅크웨어글로벌 대표


금융IT 시장은 규모가 크다 보니 IT기업들이 공을 들이지만, 요구하는 기술 수준이 높고 보수적이어서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또 대부분의 은행들은 시중의 상용 솔루션을 구매하는 대신 수년마다 한번씩 수천억원을 들여 맞춤형 IT시스템을 구축하는 빅뱅식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시장에서 SI(시스템통합) 방식 빅뱅 프로젝트를 대체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기업이 있다. 2001년 6월, IBM 출신 금융IT 전문가 7명이 창업한 뱅크웨어글로벌이다.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세계 시장에 나가면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대만, 필리핀 등에 솔루션을 공급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SW(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은중 뱅크웨어글로벌 대표는 "처음 가진 꿈을 잃지 않고 12년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달려왔다"면서 "글로벌 네트워크와 파트너 생태계를 키워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톱5 금융SW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없던 시장에 도전하다=뱅크웨어글로벌은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세우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솔루션이 준비돼 있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새로 개발해야 했다. 코어뱅킹 시스템은 입출금, 대출 등 은행 업무를 모두 지원해야 해서 규모가 방대하고, 일반 은행에서는 수백명이 개발에 참여한다. 그러나 금융IT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은중 대표는 "주변에서는 탄탄한 직장을 왜 나오느냐고 걱정하기도 했지만 자신 있었다. 다소 무모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지만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국내에는 코어뱅킹 SW 시장이 아예 없었고, 해외 SW기업들도 이전에 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패키지로 만든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뱅크웨어글로벌은 공급사례도 제품도 없다 보니 맨바닥에서 시작해야 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는 시장이 없으니 글로벌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IBM에서 해외 패키지를 검토한 적이 있는데 솔루션 방법론과 품질, 경쟁력을 봤을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출발부터 글로벌을 지향하다=사명에 '글로벌'을 넣은 것도 이런 의지를 담은 것이다. 해외에는 100여 개 SW기업이 코어뱅킹 패키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은행들이 매년 SW에 쓰는 비용 70여 조원 중 17조원 가량이 상용 패키지SW 구매에 할당되고, 연 약 8%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SaaS(SW서비스) 시장은 전통 개발 방식보다 4배 이상 높은 연간 2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전에는 대형 은행들은 주로 자체 개발을 하고, 중소 은행들이 패키지SW를 사서 썼는데 최근 대형 은행들도 구매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기술이 표준화되고, 금융기관간, 또 금융기관과 다른 산업과의 인터페이스가 활성화돼 신기술 도입속도가 빨라지면 상용 SW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말, 밤낮을 잊고 패키지 개발에 몰두=창업 초기 이 대표를 포함한 직원들은 외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주말과 야간 시간을 이용해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대표는 "창업 후 외부 프로젝트로 돈을 벌면서 2012년 겨울부터 코어뱅킹 패키지 개발을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패키지도 개발해야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피스텔을 얻어 프로젝트가 끝난 밤 시간과 주말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면서 "방대한 프로그램을 업무모듈별로 나눠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해 프로그램을 짰다"고 말했다.

그러다 해외에서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중국공상은행에 다른 솔루션을 공급하며 인연을 맺은 한 인사가 알리바바그룹 앤트파이낸셜의 인터넷 전문은행 '마이뱅크'의 IT시스템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후 2014년 이 대표를 찾은 것. 공상은행에서 금융상품을 정의하는 데 쓰이는 '금융상품 팩토리'를 구매했던 인사는 이 대표에서 마이뱅크가 코어뱅킹 프로젝트를 하는데 관심이 있느냐고 물어왔다. 이 대표는 어느 정도 돌아갈 정도로 개발된 솔루션을 들고 당장 중국으로 달려갔다.

◇중국에서 열린 기회의 땅=이 대표는 "2014년만 해도 기능이 부족하고 제품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만의 아키텍처와 컨셉을 담은 프로토타입이었는데 설명과 시연을 들은 그들이 마음에 들어 했다. 아키텍처가 잘 짜여있고 유연하다면서 다른 솔루션과의 경쟁 없이 우리 제품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당시로서는 거액의 계약이 이뤄지고 회사는 도약할 자금과 자신감을 얻었다. 그 자금으로 투자를 쏟아부어 2015년 솔루션을 완성했다. 창업한 지 5년 만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중국 은행들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큰 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글로벌 코어뱅킹 솔루션 회사들이 다 뛰어들어서 경쟁하던 시절에 기회의 땅이 열린 것"이라며 "아직 완성되지 않은 솔루션의 가능성을 알아봐 준 고객이 정말 고마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세상으로 나아가다=알리바바 프로젝트는 중국에서 일어나는 기술혁신을 접하는 계기도 됐다. 국내보다 훨씬 앞서서 알리바바는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데브옵스, MSA(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 서비스 자동화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마이뱅크 시스템은 완전히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됐다. 알리바바는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이커머스 사업을 하면서 쌓은 클라우드 경험을 금융시스템에 적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PM(프로젝트 총괄책임자)로 일하면서 중국 시장의 변화에 눈을 떴다. 클라우드라는 거대한 시장이 열리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는 2015년 본사에 클라우드사업본부를 만들고 솔루션을 클라우드화하기 시작했다. 탄생한 지 1년이 채 안 된 솔루션은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클라우드는 제3의 변화의 물결"=최근 국내 금융기관들도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해외 금융사들은 과감하게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시스템을 운영하고, 100여 개에 달하는 코어뱅킹 솔루션 기업들도 클라우드 기반 SaaS로 옮겨가고 있다.

이 대표는 "클라우드는 변화의 엄청난 촉진제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면서 "은행 코어뱅킹 SW가 과거 메인프레임에서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으로 전환한 데 이어 '제3의 변화의 물결'"이라고 밝혔다.

이런 변화에 남들보다 앞서 나가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회사의 전략이다. 회사는 모든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옮겼다. 솔루션은 코어뱅킹 SW부터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관리를 지원하는 상품팩토리 시스템, 자바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운영 프레임워크, 시스템의 품질과 성능을 검증해 주는 화이트박스 테스트도구 등으로 구성된다. 'BX 클라우드 앱 플랫폼'이라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운영 플랫폼 위에서 금융업무 및 상품 플랫폼인 'BX 코어뱅킹 플랫폼'이 작동하고, 그 위에서 리테일뱅킹, 할부리스금융, 마이크로금융, SaaS 뱅킹, 카드코어시스템 등 애플리케이션이 구동하는 구조다.

◇아시아 4개국 인터넷전문은행을 고객사로=전통 은행보다 변화 속도가 빠른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뱅크웨어글로벌 솔루션의 강점을 먼저 알아봐 주고 있다.

2014년 중국 마이뱅크에 이어 2016년 K뱅크가 국내에서 처음 솔루션을 선택했다. K뱅크는 솔루션을 이용해 경쟁사보다 30% 빠르게 코어뱅킹 시스템을 완성했다. 해외 기업과의 경쟁을 거쳐 대만 인터넷은행 라인뱅크에도 2019년 솔루션을 공급했다. 일본 인터넷은행 라인뱅크도 올해 그룹 공통 플랫폼으로 뱅크웨어글로벌 솔루션을 도입해 구축 중이다.

필리핀 뱅크오브필리핀아일랜드 금융그룹의 저축은행인 BPI방코도 클라우드 코어뱅킹 시스템 고객사다. 약 300개 지점과 약 50만개의 계좌를 둔 이 은행은 수신·여신 등 코어뱅킹을 SaaS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고객 계좌 수가 늘어날 때마다 뱅크웨어글로벌 측에 비용을 낸다. 대출시스템을 통해 대출거래가 일어날 경우도 건당 수수료를 낸다. 은행 입장에서는 초기 시스템 도입비용을 줄이고 유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은행은 필리핀, 클라우드센터는 싱가포르에 있고 시스템 운영은 한국에 있는 우리 직원들이 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같은 변화"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저축은행부터 변화 중"=코어뱅킹 시스템은 여전히 열기 힘든 시장이다. 대형 SI기업과 경쟁하고, SI 방식 프로젝트에 익숙한 금융기관 관계자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대표는 "2년 정도를 들여 차세대 프로젝트를 해도 할 일이 방대하고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설계 시간이 부족해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솔루션을 적용하면 전체 기간을 약 30% 줄이고, 리스크와 비용을 낮추면서 품질은 훨씬 높일 수 있다. 한달 단위로 개발과 테스트가 이뤄지는 애자일 구조여서 훨씬 짜임새 있고 관리도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을 돌아가게 하는 데 급급해서 이후 일어날 변화에 대한 대응과 유연성이 떨어지는 SI 방식과 달리, 우리는 하나의 솔루션을 여러 고객이 쓸 수 있게 만들어야 하다 보니 유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효율성과 민첩성을 중시하는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부터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서서히 바뀔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회사는 최근 국내 저축은행 시장에 집중해 OK저축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할부·리스시스템, 마이데이터 시스템 구축사업도 펼치고 있다. KB카드 할부·리스 프로젝트, 하나카드 할부시스템 구축사업 등을 맡아서 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가 구축하는 여신 시스템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전력공사, 현대카드, IBK기업은행, 이마트, 현대캐피탈,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도 고객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공공 사업과 확대하고 있다. 12년차를 맞은 기업은 직원 360명 규모로 커졌다. 올해만 50명 정도가 늘어났다.

이 대표는 "내년초에는 400명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만큼 사업기회가 많다"면서 "올해 930억 정도 매출을 올리고, 내년 1000억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설가 지망생에서 금융IT 기업가로=지금은 열혈 IT기업가지만 이 대표의 꿈은 소설가였다. 대학 졸업 후 한 은행에 입사해 몇 달 일했는데, 입사 동기도 '소설 쓸 시간이 많을 것 같아서'였다. 오후 4시 30분이면 셔터를 내리는 은행들을 보며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한 것. 그러나 셔터를 내린 후에도 많은 일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국IBM으로 옮겼다.

이 대표는 "우연히 신입사원 모집공고를 봤는데 당시 유일하게 주5일 근무를 하는 기업이었다. 주말에 소설을 쓰면 되겠다는 생각에 지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입사 후 은행담당 부서에 배치됐지만 은행 전산실의 실력자들 사이에서 그가 할 일은 허드렛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만둘까를 고민하던 시기에 사내에서 잘 나가던 금융IT 전문가 이경조 대표를 만났다. 그가 얘기하는 금융IT의 미래에 매료된 이 대표는 은행업무와 IT시스템을 파고들었다.

이 대표는 "이경조 대표를 보고 나도 저렇게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를 롤모델로 삼아 SW 개발을 배우고 현장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IBM은 국내 금융IT 시장의 절대강자였다. 국내 은행 23곳 중 17곳의 시스템을 구축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당시 인연을 이어 뱅크웨어글로벌 창업에 뜻을 모았다. 창업 당시 이경조 대표는 55세, 이은중 대표는 45세였다.

창업 당시 꾼 꿈을 이뤄낸 회사는 더 큰 미래를 꿈꾸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대표 금융SW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IT시스템 현대화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해외 네트워크와 파트너 생태계를 키워 2025년 아시아 톱5, 2030년 유럽, 미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톱5 금융SW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면서 "클라우드 위에서 작동하는 훌륭한 솔루션을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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