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카카오로 대표되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연일 정조준하고 있다.
당장 이날부터 본격적인 '플랫폼 국정감사'가 본격화한 데 이어 연내 관련 법안 처리까지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대형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있어 민주당과 결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강도높게 추진중인 온라인 플랫폼법이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국내 플랫폼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하는 법안 총 8개가 계류 상태에 있다. 이들 법안들은 세부적인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수수료 부과 기준과 광고비 산정 기준 공개 △재화·용역이 노출되는 순서와 형태·기준 등 공개 △계약 해지·약관 변경·서비스 중지 등 사전 통지 △이용 사업자에 단체구성권·거래조건협의권 부여 △이용 사업자에 단체소송권 부여 등으로 주요 플랫폼 사업자를 옥죄고 있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되는 조항은 수수료 부과 기준과 광고비 산정 기준 공개, 재화·용역이 노출되는 순서와 형태·기준 공개, 규제 대상이다.
먼저 수수료·광고비 산정 기준은 시장 경쟁 상황을 중심으로 기업 내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이에 기준을 계약서에 일률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사례도 전무하다는 설명이다.
재화·용역이 노출되는 순서와 형태·기준 등을 공개하도록 한 규제는 기업의 영업 기밀에 해당한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영업 기밀을 노출할 경우 해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국내 기업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동시에 기업은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자 수시로 서비스를 변경·개선하기 때문에 모든 기준을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기준을 공개하면 이를 이용해 노출 상단을 차지하기 위한 입점 업체 간 불필요하고 과도한 경쟁이 발생해 서비스 품질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우려도 높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간 중복 규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방통위 법안으로 불리는 전혜숙 민주당 의원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과 공정위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발의돼 있다. 문제는 공정위와 방통위가 온라인 플랫폼 규제 권한을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법안이 조율되지 못할 경우 업계로서는 중복규제로 대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
역차별도 우려된다. 같은 플랫폼 기업이라 하더라도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과 맞붙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국내 기업만 붙잡고 규제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몇백조, 몇천조짜리 해외 기업과 이제 막 몇십조 된 국내 기업이 싸우고 있는데 해외 기업 편을 들어주는 게 맞는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일침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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