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치 돈 내라"… SKB, 넷플릭스에 `망 무임승차` 반소

넷플릭스 1심 패소에도 승복안해
망 이용료 분쟁 전세계 첫 사례
관계부처 의견 조회 등 가능성도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3년치 돈 내라"… SKB, 넷플릭스에 `망 무임승차` 반소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가운데) 등 소송인단이 반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넷플릭스가 1심 판결 후에도 망 사용료를 지불할 의사를 보이지 않아 인터넷망 사용을 둘러싼 분쟁을 종식시키고자 반소를 제기하게 됐다."

SK브로드밴드가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를 상대로 3년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라는 반소를 제기했다. 지난 6월 망 이용대가를 두고 벌어진 법적 공방 1심에서 넷플릭스가 패소했지만, 이에 승복하지 않고 항소를 하자 SK브로드밴드가 강경책을 꺼내든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까지 망 사용료 법정 분쟁이 한 치의 양보 없는 전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민법의 부당이득반환 법리에 의거해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 청구를 위한 반소를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 6월 SK브로드밴드 승소로 끝난 1심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의 후속 조치다. 망 이용대가 분쟁이 이 같이 정면으로 부딪힌 것은 전 세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망 이용대가 소송 결과는 넷플릭스 뿐 아니라 해외 글로벌 CP(콘텐츠제공사업자)에게도 망 이용대가 협상의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전세계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소송전은 2019년 11월로 거슬러간다. SK브로드밴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낸 망 이용대가 협상 중재 신청을 넷플릭스가 무시하고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형석 부장판사)는 지난 6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넷플릭스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SK브로드밴드 법률 대리인인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이날 서울고등법원에 반소장을 제출한 후 기자들을 만나 "청구 근거는 민법에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에 해당한다"며 "쉽게 이야기해서 남의 망을 돈을 안내고 쓰는데 망을 운용하는 사업자는 망을 빌리거나 깔아야 해 손실이 크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회사의 망에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18년 5월 50Gbps(기가비피에스) 수준에서 이달 1200Gbps 수준으로 약 24배 폭증했다. 인터넷 망이 초기 구축과 유지관리에 상당한 투자가 수반돼 유상으로 제공되는 만큼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한 넷플릭스도 그에 걸맞는 망 이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논리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망을 이용해 얻는 이익과 회사가 당연히 지급받았어야 할 망 이용대가의 손실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넷플릭스에게는 대가 없이 망을 사용할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소 재판은 넷플릭스 본소(항소)와 함께 같은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에서 같은 날 함께 진행한다. 12월 23일 첫 변론준비 기일을 시작하고 내년까지 재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지난 10일까지였던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을 8주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내달 열리는 국정감사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시간끌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넷플릭스가 항소이유서를 늦게 내겠다고 해서 계속 기다릴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부당이득 청구 금액은 법원에서 외부 감정평가를 의뢰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등 양측의 추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대학 연구소나 ETRI 등이 후보에 오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번 소송과 달리 관계 부처 의견조회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경우에 따라 신청할 생각"이라며 "고등법원에서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망 무임승차' 논란은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내달 5일 열리는 방통위 국감에는 연주환 넷플릭스코리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한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부의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폭증한 국내 트래픽 발생량의 78.5%는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CP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1.4%를 차지하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와 비교하면 네 배 가량 높은 수치다. 이번 국감에서는 이와 관련한 '망 무임승차' 관련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회에서는 망 사용료와 관련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는 만큼 국감 이후에는 이 같은 후속 입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가 제출한 반소문을 받게 되면 추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공동의 이용자들을 위한 협력 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글·사진=김나인기자 silkni@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