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 등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나이브 부켈레 정부에 항의했다. 이날은 엘살바도르 독립 200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
이날 시위를 촉발한 이유 중 하나는 비트코인이다. 앞서 부켈레 대통령의 의지로 지난 7일부터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과 범죄 악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민에게 1인당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제공하며 사용을 유도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AP통신 등은 엘살바도르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7명이 비트코인 통용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이었지만 산살바도르에서는 시위대가 비트코인 ATM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정부가 비트코인 법정통화 도입에 맞춰 엘살바도르 전역에 설치한 ATM 200대 중 하나다.
비트코인 외에도 정치 상황에 대한 불만도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2019년 취임한 40대 젊은 지도자 부켈레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는 있지만, 엘살바도르 안팎에서 삼권분립 원칙을 무시하고 인권을 탄압하는 독재자라는 비판도 받는다.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의회까지 장악한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5월 야권 성향의 대법관을 무더기로 해임했고, 대법원은 최근 대통령의 연임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려 부켈레의 재선 길을 열어줬다. 이에 시민들은 '독재 타도', '연임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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