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해 8월 4억4156만원으로 2018년 1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 4억4067만원보다 89만원 높았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18년과 2019년 잇따라 소폭 하락했으나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작년 10.23%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 시장은 작년 11월 월간 상승률이 2.40%에 달했다가 차츰 오름폭이 꺾이면서 올해 5월 월간 상승률이 0.86%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올해 6월부터 다시 월간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1.61%까지 치솟아 올 들어 월 최고 상승 폭을 경신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올 들어 8월까지 10.26%에 이르러 작년 1년 치 상승률(10.23%)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8월까지 서울, 경기, 인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8.70%, 10.67%, 12.76%였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 전셋값은 벌써 지난해 연간 상승률인 9.95%, 6.18%를 넘어섰으며 특히 인천은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의 두 배를 넘겼다. 기초단체별로는 같은 기간 전국에서 경기 시흥시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22.14%로 가장 높았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더샵 송도 마리나베이 전용면적 84㎡는 8월 24일 6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돼 같은 달 12일 기록한 최고가 5억원보다 1억5000만원 뛰었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영남아파트6차 전용 59㎡는 지난달 7일 역대 최고가인 3억1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올해 7월 같은 면적의 3층과 4층 매매가인 2억9500만원, 2억9800만원보다 최고 1500만원 높은 가격이다.
그러나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서울이 55.3%, 경기 66.4%, 인천 68.3%로 올해 꾸준히 하락세다. 전체적으로 전셋값도 올랐지만, 매매가는 더 큰 폭으로 뛴 것이다. 다만 작년 7월 말부터 적용된 새 임대차법에 따라 전셋값 5% 상한으로 2년 연장 계약이 끝나는 내년 7월 말부터는 전셋값이 또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임대차 3법으로 전세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는 정부와 여당의 시각은 아직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전세 시장에서는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고 이런 부분이 가격을 올리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3기 신도시를 기다리는 많은 수요들이 청약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어 이같은 전셋값 불안 현상이 조기에 해소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보유세 세 부담 전가와 월세화 현상, 내년 7월 임대차 갱신계약 종료 매물의 가격 상승 움직임 전망 등을 고려할 때 평년에 비해 입주 물량의 공급 개선이 내년에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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