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발등의 불이 된 ESG, 우리가 경영전략 파트너 되겠다"

슈나이더일렉 경영화두 ESG·지속 가능성
기존의 에너지·자동화 기술 기업 한계 넘어
기업들에 탄소중립 전략·솔루션 제공할 것
자체 스마트공장 생산품 전세계 지사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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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발등의 불이 된 ESG, 우리가 경영전략 파트너 되겠다"
김경록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대표 D파이오니어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김경록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대표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시작점에서 고심하는 지금이 바로 슈나이더일렉트릭이 '챕터2'를 시작하는 시점이다. 에너지·산업자동화 기술기업에서 ESG 파트너로 거듭나서, 국내 기업들이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성장기회로 연결하도록 돕는 게 우리의 미션이다."

김경록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대표는 "산업현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경영자와 기업 관계자들은 ESG의 방향성을 이해하면서도 어떻게 전략을 수립하고 시작해야 할지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챕터1에서 산업 현장에 필요한 에너지·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해 기업들이 수출 전선에 나가도록 도왔다면, 이제 탄소중립과 ESG를 위한 전략 설계와 로드맵 수립, 기술·솔루션 도입, 운영까지 종합적인 해법을 제공하겠다는 것.

김 대표는 "지구온도 상승을 1.5도 내로 제한할 시간이 20년밖에 안 남은 게 문제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려면 탄소배출과 에너지 사용이 많은 업종과 분야는 20년 내에 변곡점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탄소중립이 안되면 시장에서의 퇴출이 불가피한 제도들이 도입되면서 더 이상 변화를 미룰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발등의 불 'ESG·탄소중립'=특히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 후 산업현장의 대응 속도가 빨라졌다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현장에서 만나는 경영자들의 변화 의지는 상당히 크다.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기업들은 탈탄소와 관련해 사업성과 가능성을 평가하고, 리스크와 기회요인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특히 해외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먼저 시작해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생산현장에서 EHS(환경·건강·안전), 기업 경영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개념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ESG가 전 사회에서 중요하고 긴박한 주제가 된 것은 기후변화의 심각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구온도 상승을 1.5도 내로 제한하는 데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

김 대표는 "제도의 변화로, 초기에 국가적 약속으로 시작한 것이 이제 기업현장으로 내려온 것도 변화속도를 앞당기는 원인"이라며 "기업들이 탄소중립 활동에 대해 서약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한편 각국에서 구체적인 제도화가 되면서 탄소중립이 안되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밝혔다.

기업가들도 변화하고 있다. 거버넌스의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수익활동부터 도덕성, 환경에 이바지하려는 의지, 양성평등 실천 등에 대한 기준이 높아진 결과다. 복합적인 변화 속에 ESG는 CSR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기업의 핵심가치로 자리 잡았다.

김 대표는 "재무적 영향도 크다. ESG를 비재무적 지표나 가치로 보는데 나는 의견이 다르다. 완전히 재무적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납품기업, 파트너, 고객에 전달하는 모든 재화에 대해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엄청난 재무적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 성과가 재무적으로 환산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거대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들만 봐도 탄소중립 가치를 우선시하고 모든 공급기업에 이를 준수하도록 요구한다. 이들 기업이 사용하는 엄청난 전기에너지를 탄소중립화함으로써 탄소거래제나 화석연료의 원가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예상이다.

◇"탄소중립, 힘들지만 가능할 것"=사회와 산업계에서는 과연 탄소중립이 가능하냐 아니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그만큼 바꿔야 하는 폭과 깊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분명 도전과제이긴 하지만 국내 여건을 보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관측이다.

그는 "ESG는 사실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주요 중력들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의사결정의 기준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을 하나 세우더라도 KPI(핵심성과지표)가 달라져야 한다. 의사결정자들의 믿음과 의지가 있다면 다음은 필요한 기술을 검토해 회사 현실과 상황에 맞는 기술적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체 검토 역량이 부족한 곳들은 전문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전략과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도 그 중 하나"라며 "특히 탈탄소와 ESG를 비용 요인으로만 볼 게 아니라 기회로 만드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각국이 탈탄소와 ESG에 대해 제도화와 표준화를 추진하고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내놓는 만큼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로 시야를 넓혀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

◇슈나이더일렉트릭의 최대 경영화두도 'ESG·지속 가능성'=세계적으로 약 100개 지사를 두고 200여 개 공장을 가동 중인 슈나이더일렉트릭에도 ESG와 지속 가능성은 핵심 경영 키워드다.

1836년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지역인 로렌지방에서 아돌프 슈나이더와 유진 슈나이더 형제가 세운 이 회사는 주물공장에서 시작해 조선, 철강 등 전통 제조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다 1·2차 세계대전 후 국가재건에 필요한 동력, 에너지 등을 공급하면서 전기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0년대에 북미시장에 진출하면서 전력에너지와 산업자동화 시장에 진출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단순한 전력관리나 산업자동화에서 한 단계 진화한 스마트화를 기치로 내걸고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기술을 도입했다. 이후 공격적인 R&D 투자를 하고 130여 개 기업을 인수해 지능형 에너지 관리 및 산업자동화 플랫폼을 완성해 왔다. 주택과 빌딩, 공장, 데이터센터, 오일·가스, 조선업, 중공업 등 전력을 사용하는 모든 산업 현장의 에너지 관리와 공정자동화를 지원한다. 납품하는 기업만 2만여 곳에 달한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전력관리와 자동화 기술이 전원공급, 사고방지, 무인화 등에 초점을 뒀다면 ESG가 대두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낭비가 많은 기존 설계를 최적화하고, 폐쇄적인 기술과 통신방식 때문에 연결이 힘든 현장 장비를 연계함으로써 데이터를 통합하고 최적화해야 한다"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최적화가 안 되면 탈탄소화나 에너지 관리·효율화, 데이터를 통한 바람직한 의사결정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디지털 기술을 잘 써야 하는데 슈나이더일렉트릭의 강점이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IIoT(산업용 사물인터넷)를 적용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에너지를 연결해 안전하고 효율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돕겠다는 비전이다.

◇"2030년까지 전체 공장 탄소중립화"=슈나이더일렉트릭은 국내 2개 공장을 포함, 전세계 200여개 공장을 2030년까지 탄소중립화할 계획이다. 또 2025년까지 공급파트너 중 1000개 기업에 대한 탄소저감 50%를 서약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기술을 지원하고 그들이 변화를 하도록 내부 프로세스나 역량 지원을 하는 동시에 구매조건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1000개 기업에는 탄소밀도가 높은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2050년까지는 전체 공급파트너와 자사 모든 제품, 고객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올초 '슈나이더일렉트릭 지속가능성 영향 2021-2025'를 발표하고, 최근에는 상반기 실행결과도 발표했다. 기후, 자원, 신뢰, 동등한 기회, 세대. 지역 등 6개 장기적 약속을 설정하고, 2025년까지 달성 가능한 11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는 100개 지사에도 지역에 특화된 지속 가능성에 대한 KPI를 추가로 수립했다.

올해 캐나다 투자 리서치 기관 '코퍼레이트나이츠'가 발표한 '2021년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서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코퍼레이트나이츠는 매출액 10억 달러가 넘는 8080개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및 에너지 감축률, 이사회, 리더십 등 ESG 성과 지표를 기준으로 지속 가능 수준을 평가했다.

◇"탄소중립에 대한 전략과 솔루션 제공할 것"=국내에 1만4000여 개 고객을 둔 슈나이더일릭트릭은 이들 기업의 ESG 추진과정을 뒷받침하는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ESG의 중요한 요소인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최소한 수년은 걸리는 지난한 과정인데, 실패와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언제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 목표 설정부터 전략, 로드맵 수립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장마다 상황과 환경이 다른 만큼 전문가와 협의해 그들의 경험과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미시적인 관점이 아니라 글로벌 생태계에서의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해서 어디에서 임팩트를 줄 수 있나, 실행이 가능한가 등을 고려해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는 "유럽, 미국 등 사업장의 위치도 전략 수립 시 중요한 변수인데, 우리는 전기회사를 100년 이상 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국가별 법제도와 특성을 잘 알고 있다. ESG 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 서비스에서 이런 지식과 경험이 유용하다"고 밝혔다.

◇"전력에너지 효율과 답 제공할 것"=실행단계에는 단계별 접근과 현장 전체를 아우르는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들은 단위기계나 공정별 효율화, 제3자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구매 등 부분적인 시도는 하고 있지만 이제 고도화해야 할 때"라는 김 대표는 "그 부분에서 우리가 가치를 줄 수 있다. 탄소배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에너지와 관련한 답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건물, 공장, 데이터센터 등 전력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솔루션을 공급한다. 핵심은 SW와 디지털 기술이다.

김 대표는 "SW와 디지털 기술은 우리가 과거부터 안고 있는 여러 문제와 비합리성을 문제 푸는 유일한 대안이다. 이 기술이 있어야만 1.5도 온도 커브를 20년 안에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생산현장에서 전력과 공정제어가 통합돼 공정 최적화와 에너지 효율화가 이뤄지는 한편 발전 영역에서는 다양한 그린에너지를 자유롭게 사다 쓰고 남으면 파는 마이크로그리드 플랫폼이 갖춰져야 탄소중립화가 가능한데, 이를 가능케 하는 게 디지털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분야의 엣지 클라우드도 중요하다. 사업장 내에서 필요한 전력을 만들어서 쓰고, 남으면 거래소나 클라우드 개념의 제3자에게 맡겨놓고 팔거나 필요하면 사오는 구조가 필요하다"면서 "세계 곳곳에 공장을 둔 기업들이 전체 사업장을 아우르는 ESG·탄소중립 활동을 하는 데도 디지털 기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에코스트럭처'라는 스마트 플랫폼을 통해 동력부터 공정, 사업장 관리, 설계·운영까지 통합하도록 지원한다. 산업용 제어기가 가진 통신 폐쇄성을 SW 정의기술을 통해 개선하기 위해 '유니버설 오토메이션'이라는 협의체를 구성해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익산공장, 스마트팩토리 모범사례=1975년 국내에 진출한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전북 익산에 ECOR(스마트모터 보호계전기) 제품을 만드는 자체 스마트팩토리를 가동하고 있다. 익산에서 생산한 물품은 전 세계 슈나이더일렉트릭 지사에 공급된다.

김 대표는 "익산공장은 상징성이 크다. 40년 넘은 국내 기업을 인수했는데 50명 규모의 작은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만들어 탄소감축 효과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태양광으로 전체 전력의 6%를 생산해, 한전에서 받는 전력을 9% 줄였다. 그만큼 탄소배출도 줄었다.

국내 기업들과 함께 ESG의 시작점에서 함께 출발하는 김 대표는 도약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이제 ESG라는 한 차원 높은 사업에 집중해 키워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대기업과 사업 관련 협의를 하고 있으니 조만간 결과물이 기대된다"면서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데이터센터 등의 시장에서 올 하반기와 내년 초에 수요가 집중돼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이 본격적인 도약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새로운 시장에서 도약과 성장 스토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naturean@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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