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잡겠다며 `약탈적 가산금리`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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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잡겠다며 `약탈적 가산금리` 용인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은행 대출 가산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2배이상 초과하며 치솟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이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대출금리 산정 체계에서 불투명한 가산금리 개선방안을 마련했는데, 대출억제를 위해 약탈적인 가산금리를 용인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7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KB국민·신한 등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은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섰다. 주요 은행이 지난 1월과 7월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 내역을 살펴보면, 기준금리는 0.06~0.17%포인트 오른 반면 가산금리는 0.14~0.42% 올랐다. 이를테면 카카오뱅크의 이 기간 기준금리는 0.84%에서 0.96%로 올랐지만, 가산금리는 1.93%에서 2.35%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계속되면서 가산금리를 앞으로도 계속 인상될 예정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전세자금대출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KB국민은행도 3일부터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축소했다.

일부 은행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전 은행권으로 확산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한된 대출 취급 한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 수요조절에 나서야 한다"며 "다른 은행도 속도 조절을 위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대출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이 중 기준금리는 코픽스, 금융채, CD 금리 등 시장전체의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하는 수치로, 개별 은행이 결정할 수 없다. 반면 가산금리는 업무원가, 목표이익률, 우대금리 등을 고려해 개별사에 결정권한이 있다. 특히 가산금리 중 목표이익률을 제외한 항목은 은행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단기간에 급등락하기 어렵다. 달리 말해 은행들이 최근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이익률을 높이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상 대출상품의 '가격'인 가산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할 경우 차주의 불필요한 이자 부담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이 금리인상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대출금리 부당산정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던 것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또한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수익을 당국이 독려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금리산정 방식 등에 대한 별도의 금리점검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가 불투명하다고 보고 개선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가산금리 항목이 자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각 은행이 취급한 대출의 기준·가산금리 세부 내역을 공시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금리산정체계를 문제 삼았던 당시와 비교하면 은행에 대한 규제 스탠스를 완화적으로 보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결국 금리 인상에 따른 피해자는 소비자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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