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라이브 방송 한번으로 매출 초대박… "밑반찬 성지로 소문났죠"

시장상인 주도 온라인 판로개척
밀키트 아이디어 상품 4종 선봬
코로나 시국에도 연매출 57% ↑
입점업체 수 40곳으로 2배 늘어
전국구 라이브커머스 시도 주목
주문 - 배달 매칭체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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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라이브 방송 한번으로 매출 초대박… "밑반찬 성지로 소문났죠"
부산 사하구 사하로 198번길 7에 자리잡은 괴정골목시장 입구. '식탁 예찬'이라는 시장 자체 브랜드와 괴정골목 통배달 소개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부산 괴정골목시장 인스타그램 캡처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부산 괴정골목시장


"우리 시는 괴정 골목시장을 성공모델로 삼아 더 많은 부산의 전통시장들이 각자 자생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지난 6월 17일 부산광역시 제10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마친 박형준 부산시장이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에 대해 브리핑하면서 성공 사례로 콕 집은 시장이 있다. 부산 지하철 1호선 괴정역 8번 출구 인근에 자리 잡은 '괴정 골목시장'(부산 사하구 사하로198번길 7)이다.

올해 1월 부산시 전통시장 현황에 따르면 괴정 골목시장은 사하구 소재 시장 중 두 번째로 많은 점포(실점포 145곳·노점 포함 230곳)와 종사자 수(271명)를 보유하고 있다. 구 골목시장 중 가장 넒은 대지 면적(8094㎡)을 자랑해, 넓은 통로를 부딪힘 없이 거닐 수 있다. '운치 있는 야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명소로도 거론된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밑반찬 사기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입구 간판에 새겨진 '식탁 예찬' 브랜드 문구가 발걸음 한 손님들의 눈길을 끈다.

괴정 골목시장은 남다른 자생력을 뽐내며 주목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모한 '첫걸음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전국 8위 성과를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2019년에도 첫 사업과 연계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하는 2년 단위 문화관광형 특성화 시장 육성사업 대상 3곳 중 한 곳으로 꼽혔다. 특성화 시장은 지역 전통시장 및 상점가 내 문화콘텐츠 육성 및 특화상품의 판로개척을 위해 △투어코스 개발 △노후시설 디자인 재생 △시장 대표상품(PB상품) 개발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괴정 골목시장은 2020년 문화관광형시장 2차 육성사업 대상으로도 연속 지정되며 승승장구했다. 10년 전부터 상권 쇠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매출이 2019년 대비 57% 급증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해외유입·확산 여파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체질개선을 이뤄낸 성과다. 재정지원을 받더라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대다수 전통시장 상황에 비하면 괄목할 만하다.

비상경제대책회 당시 임기 두 달을 막 보낸 박 시장이 "눈과 귀가 번쩍 뜨이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라며 놀랐을 정도다. 그 배경에는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업단과 시장 상인들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괴정 골목시장은 2020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된 뒤 '식탁예찬'이라는 시장 브랜드를 만들었고, 근린생활밀착형이라는 특수성에 기반한 자체 콘텐츠 개발에 주력했다. 또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까지 SNS를 통한 홍보 경로를 다양하게 개발해 바이럴 마케팅에 집중했다.

이로 인해 고객 재방문율이 급증했고,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한다. 눈에 띄는 시설 개선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시장 남쪽과 북쪽 출입구 파사드를 교체하고, '괴정골목시장' 글자만 새겨져 있던 현판을 뜯어내고, 다양한 색채의 LED 조명과 '식탁예찬'을 새겼다. 밤중에도 선명한 풀 컬러가 연출되면서 지역민과 젊은층의 관심을 끌고, 자타공인 '셀카 성지'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점포별 간판도 깔끔하게 통일시켰고, 원산지 표시제를 준수한 상품이 매대에 깔끔하게 진열돼 보는 즐거움도 준다.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결제 시 10% 할인 상시 적용 등의 혜택은 기본이다.

특성화 사업에 맞춰 들어선 '젊은 점포'와 '반찬 특화' 전략 역시 시장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특성화로 발족 된, 젊은 상인이 만드는 '춘향댁'이라는 수제어묵집이 있어요. 거기는 전라도 남원 아가씨가 경상도 남자랑 만나서 시장에 들어왔어요. 저희가 만들어서 파는 수제 어묵이 지금 굉장히 핫(Hot)합니다". 조영미 괴정골목시장 문화관광형 육성사업단장은 이같이 귀띔했다.

'박리다매' 정육점, '슈퍼맨과일야채'도 젊은 사장님들이 판촉에 힘쓰는 모습이다. 조 단장은 또 "요즘은 젊은 부부들이나 1인가구가 많으니까 반찬 가게가 상당히 인기"라고 말했다. 칼국수와 참땡김밥으로 유명한 괴정분식은 최근에도 꾸준히 블로그 후기가 등장할 정도로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시장 내 '스테디셀러' 맛집이다.

괴정 골목시장이 남다른 자생력을 발휘하는 저력에는 상인들이 온라인 판로 개척에 흘린 땀이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심각했지만, 1년 만에 오프라인 손님과 온라인 손님 비중이 '7대 3'에서 '3대 7'로 역전될 정도로 상당한 체질 개선을 이뤘다.

부산시의 전통시장 배송지원사업과 연계, 상인들은 지난해 6월 포털사이트 네이버 스토어에서 '괴정골목시장 통배달(괴정골목배달)'을 신설했다. 2020년 하반기 배달 사업을 개시하며 "대형마트만 하나? 괴정시장도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입점 수는 초기 20곳에서 현재 40곳에 가깝게 늘었다. 시장 인근의 △당리동 △괴정 1~4동 △감천 1동 △구평동 △신평동 △하단동까지 당일배송 가능 지역이다. 해당 지역에서 오후 4시 이전 온·오프라인을 통한 상품 주문 시 당일 무료배송(온라인 3만원 이상 주문 시)을 받을 수 있다. 부산 전역에서도 오후 1시까지 온라인 주문하면 당일 출고 익일 택배로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다. 지역 소비자 공략을 위해 전통시장마다 비슷한 상품을 산발적으로 두지 않고, 바쁜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춰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한 데 묶어낸 밀키트(meal kit)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했다. 또 '금액대로 장보기'라는 테마로 △1500원~2000원 △2500원~4000원 △5000원~1만5000원 △1만6000원~4만원 묶음할인상품 판매란을 만드는 등 비대면 맞춤형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괴정골목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의 매출액 집계에 따르면 괴정골목배달 개시 첫 두 달 매출액은 46만원 선에 머물렀지만, 석 달째인 지난해 8월 687만4500원으로 1500% 가까이 급성장했다. 이후 매출도 월 400만~500만원 선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왔다. 올해 5월은 1000만원을 넘겨 최고액을 기록했다. 5월 성과는 괴정골목시장의 '라이브 커머스' 전국구 도전이 크게 기여했다. 부산 소재 전통시장 중에서는 최초의 라이브 커머스 시도로 주목 받았다.

괴정골목시장은 지난 5월27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상인회가 직접 개발한 밀키트 4종 '매출 대박'을 냈다. 판매 상품은 야채버섯소고기전골 재료와 밑반찬 2종을 포함한 '행복한 한상 세트', 삼겹살·목살과 쌈야채를 한데 모은 '고기에 빠진 날', 부산 명물인 물떡 어묵탕 재료로 구성된 '달달 방구석부부세트', 제과류·제철과일·식혜 등을 담은 '달콤 디저트 세트'였다.

쇼호스트로 김태석 사하구청장이 직접 나섰고, 괴정골목시장의 '상인 DJ'로 이름을 알려 온 건어물 가게 주인 여명희 씨가 재치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가격대 1만5000원~3만원의 해당 밀키트 상품들은 당일 2회 생방송을 거쳐 합계 253건의 주문으로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이 방송 판매 기간에만 732만2000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문 지역이 부산(151건)에 그치지 않고 경남(51건)과 서울·경기 등(51건)까지 도합 100건을 넘기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골목배달을 넘어 '전국구 시장'으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엿본 셈이다.

당시 상인회는 생방송을 놓친 소비자를 위해 당월 30일까지 괴정골목배달을 통해 추가 주문을 받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코로나19로 전통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괴정골목시장 온라인박람회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촉 노력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현재진행형'이다. 괴정골목시장은 9월1일 네이버 쇼핑과 부산 우수 전통시장들이 함께 하는 '부산 우수 전통시장 온라인 판매전' 생방송 판촉 행사 주체로도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모두의 장날'에서 판매해 온 상품 4종이 1일 오후 5시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다시금 전국구 매대에 올랐다. △반찬모듬세트(갓김치 800g + 배추김치 800g + 간장게장 1kg △견과류모듬+바다채모듬 △미국산 프라임등급 양념 소불고기600g+미국산LA갈비소금구이500g 세트 △국내산암퇘지1등급 삼겹살600g+국내산암퇘지1등급한돈 오겹살530g 세트로 모두 3만원 균일가다.

남다른 반전을 이룬 괴정골목시장은 자립 준비에도 부심하고 있다. 조 단장은 "(올해) 정부 공모사업이 끝나 사업단이 해체되더라도 상인들이 협동조합을 구축해 업무를 이어가도록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배송사업 지속을 위해 4kg 이하 물품 배송주문이 들어올 경우 시장 상인들이 직접 '라이더'로 뛰는 등 절반 정도는 상인들의 자부담 요소를 도입해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나누소'라는 이름의 상설 상인공동체 협동조합을 만들어 기존 육성사업단의 역할을 이어받아 밀키트 상품 개발지속과 운영 다각화도 도모한다.

다만 아쉬운 점도 남아 있다. 조 단장은 "(정부에서) 배송 지원은 되고 있는데 체계가 잘 안 잡혀있어요. 택배로 받도록 물류를 보내려고 할 때마다 체계가 잘 안 잡혀있으니 여기 저기 알아봐야 하고, 아니면 (배달 주체 쪽에서) 잠적해버리고 그렇더라. 이걸 일일이 우리 시장에서 다 하려고 하니 영세한 데는 어떻게 찾을 수도 없고, 정보도 없고…그 부분이 좀 개선됐으면, 대책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정부의 주문-배달 매칭 지원에서 '디테일'을 챙겨달라는 목소리였다.

부산=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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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괴정골목시장은 중소기업벤처부 공모 첫걸음지원사업, 특성화(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뒤 시설 개선과 함께 SNS를 활용한 '야경 홍보'에도 힘을 썼다. 괴정골목시장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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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일 네이버 쇼핑 스마트스토어에서 진행된 '부산 우수 전통시장 온라인 판매전'에는 부산 괴정골목시장에서 개발한 상품 4종이 올랐다. 당일 오후 5시 괴정골목시장으로는 두번째 전국구 '라이브 커머스' 시도가 이뤄졌다. 괴정골목배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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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네이버 쇼핑'에 상설된 부산 괴정골목시장 통배달 스마트스토어 페이지 일부 갈무리. 시장 점포 수십곳이 직접 온라인 입점해 상품 배송 주문을 받는다. 일부 가게는 '젊은 사장님'들이 직접 상품을 홍보하는 모습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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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7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부산 괴정골목시장 상인회가 직접 개발한 밀키트 4종 판매가 '라이브 커머스' 방식으로 이뤄졌고, 한번의 방송으로 괴정골목시장은 '매출 대박' 성과를 거뒀다. 부산 사하구청 제공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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