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칼럼] 정부는 쓰레기를 처리하라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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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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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칼럼] 정부는 쓰레기를 처리하라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지도자는 건설적 비전으로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책무를 가진다. 폐기물 처리에 대한 비현실적 규제법안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쌓여가는 쓰레기를 처리할 곳이 줄어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2017년 7월 중국은 종이와 플라스틱 등 24종의 쓰레기를 2018년 1월 1일부터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 쓰레기 대란이 예상됐지만, 정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정부가 홍보했던 숙의민주주의도 자취를 감추었다. 2019년 대한민국은 쓰레기 더미로 세계에 악명을 날리게 됐다. 폐기물 사업자들이 일반 쓰레기를 합성 플라스틱이라고 속여 수출하는 바람에 필리핀 언론의 질타를 받고 수사가 시작됐다. 국제적 망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미국 CNN은 의성군에 쌓인 쓰레기 더미를 집중적으로 보도하여 우리나라 쓰레기 문제를 세계에 알렸다.

2020년 9월 정부가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계획'을 발표했으나, 탁상공론에 불과했다. 정부의 계획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쓰지 말고, 쓴 것은 국민이 잘 분리해서 버리면, 지자체가 직매립은 하지 말고 발생지에서 처리하라는 것이다. 국민의 부담은 늘었는데 정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계획이면 코끼리도 냉장고에 얼마든지 집어넣을 수 있다. 그동안 바뀐 것은 거의 없다. 전국에서 페트병의 라벨을 제거하는 진풍경만 나타났지만, 매일 음식물쓰레기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 일상은 변하지 않았다. 수거는 정부가 책임지겠다지만 버릴 곳이 없어지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방침대로 서울과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각 지자체에서 처리하자는 것이다. 현재 두 차례에 걸친 수도권대체매립지 공모는 불발된 상태다.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에 대책 없이 쓰레기만 쌓여가고 있다. 부산 지역의 산업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매립지는 이제 1곳밖에 없다. 이곳도 2025년 3월이면 영업이 종료된다. 매립장을 건설하는 데에 적어도 6년이 걸린다는데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환경 규제로 생색만 내고 국민 탓만 하면서 환경을 위하는 척하지만, 전국에 쓰레기 더미는 넘쳐나고 있다. 쓰지 말라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라고 주장하기 전에 실질적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대책은 매립지를 선정해서 수도권 등 주요 도시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정부가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발생지 처리 원칙을 만들어 책임을 회피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폐기물매립지의 선정과정에서 정부가 나서서 주민들에게 획기적인 보상책을 마련해야 일이 풀린다. 폐기물매립지가 환경친화적으로 건설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국책사업으로 매립장 건설을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해 매립지를 건설하면 매립지 건설 산업도 수출 산업으로 만들 수 있다.

버리는 사람에게는 쓰레기일지 몰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자원이고 에너지다.경제적 관점에서 쓰레기를 자원화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음식물쓰레기, 농축산폐기물, 하수슬러지 등을 자원화해서 가스를 생산하거나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로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 음식물쓰레기를 모아 사료로 만들어 재활용하는 사업이 각종 전염병 전파 및 위생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도 에너지 자원화할 필요가 있다.

소각장도 더 건설해야 하지만, 펠릿을 만들어 화력발전소의 보조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은 방안이다. 현재 이렇게 자원화된 연료를 발전량 기준 5% 이하로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대부분 1% 수준만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앞날이 불투명하다.

문재인 정부가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국민의 삶이다. 환경을 위한다고 쓰레기 더미를 쌓아 놓고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새똥으로 범벅이 된 태양광보다 바이오매스 등을 더 활용할 수 있도록 에너지 전환 정책도 고쳐야 한다. 자원의 재사용과 재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쓰레기 처리에 대한 현실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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