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충남대병원, 코로나19 환자서 비정형 NK세포 증가
중증 환자서 장기간 지속...선천 면역반응 손상 초래
코로나19 감염 시 면역세포의 일종인 '자연살해세포(NK세포)'에 변화가 생겨 항바이러스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환자의 선천면역 반응 손상 기전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KAIST는 신의철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김연숙·천신혜 충남대병원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 NK세포의 항바이러스 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에 대항해 일차적으로 선천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데, 이를 자연살해세포가 담당한다.
그동안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죽이는 세포 독성 자연살해 세포의 수나 기능이 감소된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변화나 기능 감소 기전을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국내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단 초기부터 회복 시까지 추적 연구를 통해 질병의 진행 과정에 따라 NK세포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정상인과 독감 환자와 달리 코로나19 환자에게서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비정형 NK세포를 발견했고, 이 비정형 NK세포가 일반 NK세포보다 세포독성 기능이 감소해 있음을 알아냈다. 또한 비정형 자연살해 세포는 질병의 중증도와 관계없이 코로나19 감염 초기에 빠르게 증가하며,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증가상태가 장기간 지속돼 선천면역 반응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가람 KAIST 연구원(제1저자)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특이적으로 비정형 자연살해세포들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한 연구결과"라며 "코로나19 감염의 임상적 특징과 중증 환자를 조기에 치료하는 임상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숙 충남대병원 교수는 "이 연구는 코로나19 환자의 질병 초기부터 회복기까지 자연살해 세포의 변화와 특성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한 것으로,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선천면역 반응의 손상 기전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지난달 31일자)'에 실렸으며, 주목받아야 할 연구성과로 선정돼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저널에 실릴 예정이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신의철 KAIST 교수 연구팀과 김연숙·천신혜 충남대병원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의 감염 경과에 따라 자연살해 세포가 감소하고, 중증 환자에게서 감소 상태가 더 지속돼 선천 면역반응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