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경제력 뉴욕 앞선 세계1위
EIU 도시순위 도쿄 7위 서울 57위
박 전 시장 때 도쿄와 격차 더 벌어져
수도서울서 농사는 차라리 '행위예술'
오 시장 '세계5대도시', 발상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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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지리각각] 도쿄 무시하는 유일한 도시 서울, 과연 그럴만한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107/2021073002109969660001[1].jpg "[이규화의 지리각각] 도쿄 무시하는 유일한 도시 서울, 과연 그럴만한가")
◇도쿄는 GRDP에서 세계 최대 도시
도쿄는 지역총생산(GRDP) 기준 세계 최대 도시다. 2019년 기준 도쿄의 GRDP는 9658억 달러로 뉴욕(2018년 기준 8423억 달러)을 앞선다. 서울이 2019년 약 3900억 달러이니 서울보다 2.5배 많다. 광역도시권을 기준으로 하면 도쿄는 4350만명의 거대 경제권에서 연간 2조 달러 이상의 지역총생산을 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명목 GDP가 1조 8400억 달러 정도이니 광역 도쿄의 GRDP가 한국 전체 GDP보다도 많은 셈이다. 다시 말해 도쿄를 중심으로 한 일본 수도권을 따로 떼어내 세계 각국과 비교해도 세계 8~9위의 경제규모가 된다. "도쿄 별 거 아니네"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는 의미다.
주요 국제 도시 지표에서 도쿄는 톱랭커이고 서울은 몇 계단 뒤에 있거나 순위 밖에 한참 처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2주 전 세계적 여행잡지 '모노클(Monocle)'이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매겼는데 서울은 의외로 선전해 11위였다. 코로나19 대응에서 거리두기를 비교적 느슨하게 한 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는 5위였다. 지난 6월 이코노미스트지 산하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이 발표한 살기좋은 도시 2021년 랭킹을 보면, 도쿄는 뉴질랜드 웰링턴과 공동 4위에 올랐다. 서울은 50위권 밖이었다.
◇세계 도시 순위에서 서울은 도쿄 한참 아래
EIU의 도시평가순위는 글로벌 컨설팅 및 조사기업 머서(MERCER)의 도시평가순위와 함께 가장 흔히 인용되는 도시지표다. EIU는 도시의 안정성, 의료, 문화와 환경, 교육, 인프라 분야에서 도시를 평가한다. 2019년의 경우 도쿄는 공동 7위였고, 서울은 57위였다. 해외 주재원의 생활여건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유럽 도시들에 유리한 머서의 살기 좋은 도시 평가(2019년 기준)에서도 도쿄는 49위, 서울 77위로 밀린다. 서울이 자신하는 치안에 있어서도 도쿄 아래다. EIU가 세계 60개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도시안전지수에서 도쿄는 세계 1위였고 서울은 8위였다. 서울도 순위가 높은 편이지만, 도쿄는 1위였다.
◇서울 도시경쟁력 수년간 하락
서울은 최근 수년간 세계 주요 도시 평가에서 순위가 떨어져왔다. 지난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국 컨설팅기업 AT커니의 '글로벌 도시 지수(CGI)'를 인용해 낸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순위는 2015년 11위에서 2020년 17위로 6계단 하락했다. 도쿄는 순위 변동 없이 4위였다. 도시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한 글로벌 도시 전망 순위도 12위에서 42위로 30계단 떨어졌다. 일본 모리기념재단의 도시전략연구소가 세계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경제, 연구·개발(R&D), 문화·교류, 주거, 환경, 교통·접근성 등 6개 분야를 분석한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 랭킹'에서도 서울은 2015년 6위에서 2020년 8위로 하락했다.
◇서울 낙후는 '정부 실패' 탓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하락한 것은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정책실패 탓이 크다. 2011년 10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재임한 박원순 전 시장은 1000만 거대 도시 서울을 마치 중소도시처럼 시정을 펴왔다. 거대 도시일수록 도시는 토지와 공간 이용에 있어서 입체적이고 압축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도시인들이 목적지에 접근하고 이동할 때 비용과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박 전 시장은 과학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층고와 용적률을 제한함으로써 서울이 수직적 효율성을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 중앙 정부도 용적률 제한과 수도권 입지규제, 과밀억제권역 규제로 새로운 기업의 서울 진입을 막았을 뿐 아니라 기존 기업들의 신규 투자를 봉쇄했다. 투자가 활발하지 않으니 개발이 더딜 수밖에 없었고 도시가 기형적으로 성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심지어 박 전 시장은 생태 및 재생, 문화도시라는 미명 아래 철거해야 마땅한 또는 그래도 아무 문제 없는 낡은 유물을 보존하게 강제했다. 도심 한가운데서 농사를 짓겠다는 설정은 차라리 행위예술이라면 봐줄만했다. 그러는 동안 서울은 글로벌 주요 경쟁 도시에 뒤떨어졌다. 4·7 보선으로 당선된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여 세계5대 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도시정책의 발상부터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도시는 도시다워야 한다.
◇도시정책 발상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2020 도쿄올림픽을 유치
했다. 올림픽 준비를 하면서 도쿄를 다시 한 번 일신시킨다는 목표 아래 수도권과밀억제정책을 전면 손질했다. 그래서 잃어버린 20년에 신음하던 도쿄가 살아났다. 최근 수년간 도쿄는 도시 인프라를 혁신하고 도시공간구조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면서 더욱더 세련돼졌다. 사소한 예로, 도쿄의 보도블럭은 정교하게 맞춰져 있어 여성들이 마음 놓고 하이힐을 신고 활보할 수 있다. 서울에서 그러다가는 뒤 굽이 끼어 낭패를 볼 것이다. 일본을 무시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 한국, 도쿄를 무시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 수도 서울, 과연 그럴만한가.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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