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목 칼럼] 20대 대통령의 자격과 길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 입력: 2021-07-22 19:56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최원목 칼럼] 20대 대통령의 자격과 길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금 한국정치가 완전히 무너진 건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의 공동책임이다. 보수는 '성장'이라는 업적을 쌓았으면서도 '자유'라는 가치로 나아가지 못했다. 집 하나 장만하기 위해 평생 애써야 하는 젊은 세대에겐 진정한 자유는 없다. 진보는 '민주화'에 지대한 기여를 했지만 '공화'라는 책임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문제는 많이 제기하는데,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악화시킨 게 많다. 그건 공화국의 '책임'이 아니다.

20대 대통령은 자유와 책임 정신의 공통분모 속에서 복지국가 시대의 방향을 정립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이 있다. '자유와 책임이 공존하는 복지'말이다. 책임만 강조하여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양산하고 예산을 낭비하는 복지가 아니고, 자유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기본적 생존권을 경시해서도 안 된다. '골목식당'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전하는 사회복지 철학이 정답이다. 진정한 사회복지는 대상자들에게 돈을 계속 주는 게 아니고 이들이 돈을 벌게 해주는 거다.

싱가포르에서처럼 현금 살포는 줄이고 주택과 의료와 같은 생활기반을 정부가 과감히 해결해주면, 도덕적 해이 없는 근로의욕을 북돋을 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복지정권은 그 복지비용도 스스로 벌어 해결하는 양심과 능력이 있는 집단이다. 선대들이 피땀 흘려 채워넣은 나라의 곳간을 탕진하고 그 부담을 후대에 떠넘기며, 지금 곳간에 물건을 대는 상인들을 억압하고 자기 집단의 배는 불리면서도, 공정이니 사회정의니 외치는 정권은 복지를 내세운 탐관오리 집단에 불과하다.

경제와 외교 또한 대통령의 기본 분야다. 대통령은 전문가만큼은 몰라도 되는데 전문성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경제는 기업들에 맡기고 기업과 노동자의 애로사항들을 균형감 있게 주기적으로 들을 줄 아는 대통령 리더십이 요구된다. 외교를 이용하거나 선전하려 하지 말고, 전문외교를 펼칠 수 있게 지원하는 사람이 외교대통령이다. 대통령을 통해 자기 편협한 이념과 이론을 관철하려하는 전문가들을 경계할 줄도 알아야 한다.

소주성, 52시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탈원전 정책의 비극은 대통령 자신이 전문가를 경계할 줄 몰라서 벌어진 측면이 많다. 조정자 외교, 등거리 외교론의 허상은 이념외교 전문가에 휘둘리는 대통령이 초래한 또 다른 비극이다. 재벌 총수 불러 사진 찍지 말고, 수출기업 기획실장들과 직접 터놓고 대화하며 경제이론을 확인할 줄 알아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부 실무자들과 토론할 줄도 알았기에 이념외교를 극복하고 이라크도 파병하고 한미FTA 협상도 타결시켰다.

20대 대통령이 할 '일'은 보복이 아니고 신 적폐 청산도 아니다.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이슈들(주택, 물가, 양육, 외교, 백신, 쿼드, G7, 무역보복, 실버소사이어티, 연금, 아르바이트, LGBT, 동물복지 등)까지 좌우 진보 보수로 나누어 바라보게 되면 문제가 정말로 해결되지 못한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마음을 여는 지도자가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그래서 보복하지 말고 '해결'해야 한다.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들 속에서 나를 반성하는 소재를 찾아내야 하고 문제해결의 실마리로 삼아야 한다. 소주성이 100% 말이 안되는 게 아니고 80%가 틀린 거다. 소득이 늘면 성장도 다소간 늘어난다. 현 정부의 막무가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정책에서도 보수진영은 자기반성의 소재를 찾아야 한다.

오죽했으면 비정규직들이 정규직화를 향한 설움이 쌓였겠는가.

20대 대통령은 특히 인격이 있어야 한다. 충분히 보복해도 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원칙은 수립하되 보복정치의 유혹을 뿌리치고 국민통합과 모범적 국정을 운영하여 적폐가 스스로 청산될 수밖에 없는 정치 환경을 만드는 것만이 진정한 문제해결의 길이다.

현 정권 리더십은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를 연 정치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비전문가 정치꾼들에 휘둘려 개혁을 빌미로 삼은 보복국정을 운영하면서 조작과 선동의 정치로까지 이르렀다. 이런 지도자를 뽑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국민들이 잘 알게 되었으니, 같은 실수는 없어야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