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4차 대유행 진입으로 수도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아직 방역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오는 26일 거리두기 종료를 앞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주 일요일(25일)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발표할 계획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전체 신규확진자는 1784명으로 집계됐다. 전날(1278명)보다 506명이나 늘었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상 최다 기록이다. 수도권은 1175명(68.1%), 비수도권은 551명(31.9%)이 발생했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선 건 지난해 1차 대유행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22일에는 확진자 규모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아덴만 해역에 파병됐다가 집단감염으로 전날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장병 확진자들이 반영되면서다. 청해부대원들은 현지 검사에서는 전체 301명 중 24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귀국 후 PCR 검사를 다시 실행한 결과 양성 270명, 음성 31명으로 나타났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은 최대 14일인 코로나19 잠복기를 토대로 계산되는데, 수도권의 경우 아직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확진자 급증세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사람 간 접촉과 이동량이 많이 늘었다"면서 "국내감염의 약 47% 정도가 변이 바이러스인데 이 중 '델타형' 변이도 33% 정도 되기 때문에 (그런 변이 확산의)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4단계 조치를 시행한 지 열흘쯤 지났는데 당초에는 빠르면 일주일 후쯤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지만 아직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면서 "보통 수요일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데 내일(22일)은 청해부대의 확진자도 가산되게 돼 있다"고도 설명했다. "23~24일쯤에는 환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전망했다.
비수도권은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추가 방역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이뤄지면서 수도권은 오후 6시 이후 모임 인원이 2명까지로 제한되고 있다. 비수도권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에 따라 4명까지만 모임이 가능하다. 이 통제관은 또 비수도권의 밤 시간대 사적모임 인원 제한 조치와 관련해 "저녁 6시 이후 모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해 추가 강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이달 25일 종료될 예정되지만 지금의 확산세로 볼 때 단계를 내리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주말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단계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 통제관은 내주부터 적용할 수도권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 시점에 대해 "이번 주 유행 상황과 감염 재생산지수, 이동량 등 다양한 지표를 살펴본 뒤 금주 말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후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생활방역위원회' 회의를 열어 거리두기 조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 논의한 뒤 늦어도 일요일인 오는 25일까지 발표할 계획이다.유선희기자 view@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