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포럼] `사이버보안 4강` 쾌거, 책임도 커졌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107/2021072002102369820001[1].jpg "[포럼] `사이버보안 4강` 쾌거, 책임도 커졌다")
국가 단위 사이버 공격 대응 태세 수준을 측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국제 평가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격년으로 추진하는 글로벌사이버보안지수(GCI)다.
7월 정보보호의 날을 앞두고 지난 6월 말 사이버보안 낭보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날아왔다. 우리나라 GCI 국가 순위가 194개국 중에서 4위로 평가됐다. 2017년 13위, 2019년 15위에서 올해 11계단이 상승한 셈이다.
GCI는 사이버보안 부문의 법률, 기술, 조직, 역량개발, 국제협력 등 5개 영역의 73개 세부 지표에서 회원국으로부터의 설문 응답을 기초로 대응 태세가 평가된다. 한국은 법률, 역량, 협력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고 기술과 조직 분야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았다.
차기 GCI 평가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다. 차기 GCI 평가 작업은 현재 지표 개선 작업, 세부 지표에 대한 가중치 할당, 회원국 질의서 송부, 회원국의 질의서 응답, ITU 평가 및 보완 등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비약적 국가 순위 상승은 민관협력을 통한 정부와 공공, 민간의 노력에 기인한다. 첫째, 국가안보실은 범정부 차원에서 최초로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을 2019년 4월 수립했고 세부 실행 계획을 마련해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 주요기반시설에 대한 보안 강화와 사이버 공격 억지력 확보 등 국가 사이버안보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법·제도, 기술적 대응, 조직, 역량개발, 국제협력 등의 영역에서 꾸준한 대응 태세 수준의 상승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금까지 정보보호 기술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정보보호 산업 육성 기반을 강화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K-사이버방역 추진 전략을 발표해 국가 사이버보안 수준을 향상시켰다.
셋째, 정부는 민간과 협력해 꾸준히 사이버보안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 왔다. 공공과 민간 협력의 정보보호 인식제고와 다양한 국제 활동을 통해 사이버보안 역량과 사이버보안 국제협력을 강화해 왔다.
필자는 사이버보안 전문가로서 그동안의 노력을 치하하고자 한다. 그것은 첫째, 우리나라 사이버 공간의 신뢰성이 선진국 수준으로 국제기구에 의해 평가받았다는 점이다. 법·제도적으로나 기술적인 차원에서 사이버보안 준비 조치가 세계 최상위 수준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
둘째, 사이버 공간 신뢰성의 향상으로 우리나라가 모든 산업부문의 디지털 전환을 자신있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사이버 공간의 거래 신뢰성은 사이버 공간의 안전성으로부터 비롯된다.
셋째, 우리나라 사이버보안 산업의 해외 진출에 청신호를 줘 국내 정보보호 산업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각종 사이버보안 정책이나 관행, 기술적 보호조치를 개도국 등에 수출해 개도국의 사이버보안 대응 태세 향상을 지원할 수 있다.
차기 GCI 평가에서 사이버보안 글로벌 3강 이내로 진입하고 국내 사이버 대응 태세의 수준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이 고려돼야 한다. 첫째, 국가안보실의 지휘 하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심으로 차기 GCI 평가를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정부, 공공, 민간의 사이버보안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구성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이번 평가에서 만점을 받지 못한 세부 지표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 국가 사이버안보 전략은 최근 사이버 위협 환경에 맞춰 주기적으로 갱신돼야 한다. 온라인 어린이 보호를 위한 국가 차원 컨트롤 타워의 실효적 구축과 운영의 강화가 요구되며 우리나라 국가 및 공공 침해사고대응조직에 대한 국제 평가 기관의 성숙도 평가가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셋째, 현재 GCI 점수가 포화 상태로 진입하고 있음을 고려해 차기 GCI 평가를 위한 신규 지표를 개발하고 ITU의 GCI 지표 개선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신규 지표를 제안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우리나라의 사이버보안 수준 향상도 도모할 수 있지만 개도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사이버보안 수준을 향상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우리나라의 글로벌 사이버보안 4강 달성에 자만하지 않아야 한다. 사이버 공격의 특성상 작은 바늘 구멍과 같은 보안 취약점이 국가적 재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보안 기술개발, 인력 양성, 인식제고 활동을 위한 정부의 투자와 지원이 지속되고 확대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사이버보안 4강 진입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사이버보안 리더십을 확보하고 국제표준화 활동과 개도국 지원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사이버보안 선진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사이버보안 책임감을 보여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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