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금소법상 설명의무 가이드라인 마련
판매업자 권유 시 중요사항 전 범위 설명해야
소비자가 설명요청 하면 해당 범위 한정
유사 상품 거래 기록 있다면 설명 간소화 가능
판매업자 권유 시 중요사항 전 범위 설명해야
소비자가 설명요청 하면 해당 범위 한정
유사 상품 거래 기록 있다면 설명 간소화 가능
금융위원회는 14일 이러한 내용의 '금융상품 설명의무의 합리적 이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금소법 시행 이후 금융현장의 설명의무 이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영업관행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지침을 마련했다.
금소법(19조)에 따라 금융상품 판매업자는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 전 설명서를 제공해야 하고, 법령상 열거된 중요사항을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로부터 설명을 이해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위법, 제재 등을 우려한 판매업자가 중요 설명사항 이외의 내용도 설명서에 반영하거나, 녹취의무 등을 이행하면서 설명 스크립트 양이 과도하게 늘어나고 설명 시간도 길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소비자의 거래경험과 이해도 수준에 따라 설명을 달리하려 해도 법령상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가이드라인은 설명 효율성 제고에 목적을 뒀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판매업자가 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권유하는 경우는 금소법상 열거된 중요사항을 모두 설명토록 했다. 반면 소비자가 특정사항에 대한 설명만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사항에 한정하도록 달리 적용했다.
홍성기 금융위 금융소비자정책과장은 "판매업자의 권유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와 소비자가 먼저 특정 상품을 원해서 설명을 요청하는 경우는 서로 구분된다"며 "판매업자가 권유하더라도 모든 것을 다 읽거나 설명서에 넣을 필요가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설명의 정도는 판매업자가 범위를 정하되 금융당국은 지침을 제시했다. 설명서 요약자료인 '핵심설명서'는 반드시 설명하고, 이외 사항 중 자체 기준에 따라 '소비자가 설명 간소화를 선택할 수 있는 사항'으로 분류할 수 있게 했다. 정보의 난도가 낮은 예금자보호, 청약철회권 등이 해당한다.
아울러 상품과 소비자의 거래 경험과 지식수준을 고려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최근 거래했던 금융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권유하는 경우 그 상품과 공통된 사항은 설명 간소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만 이 경우에도 소비자의 판단 근거에 따른 증빙자료를 기록·보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추가 예시 언급은 자제했다. '면책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정 언급을 하게되면 면책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며 "다만 업권별로 자체적으로 금융상품 판매를 통해 축적된 사례를 토대로 기준 만들고 운영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사가 정한 기준을 감독과정에서 적정성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인 현장 애로사항에 대한 지침도 제공했다. 금소법과 자본시장법상 설명서 교부의무가 중복되는 데 대해 정리된 하나의 설명서만 제공하도록 조치했다. 스크립트에 중요하지 않은 설명사항이 명시되는 점과 관련해 법령에서 정한 사항 위주로 소비자가 중요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설명서 이해도를 높이기 사례예시나 FAQ 형식 등을 담도록 했다.
설명방식에서도 구두설명 대신 동영상이나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전화모집 절차를 규율하고 있는 보험은 AI 활용을 허용하기 위해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은 온라인 판매 과정의 설명의무 이행 방안 등은 내달 중 가이드라인 상시 보완체계를 구축해 추가로 마련키로 했다. 금융연구원과 보험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설명의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올해 말까지 소비자의 금융교육 강화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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