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플루언서] 지구 `지켜츄`! 환경보호 나선 인간 비타민

입력: 2021-07-05 19:32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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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이달의 소녀' 츄
유튜브서 친환경 웹예능 콘텐츠
개설 6개월만에 구독자 50만명
친환경 카페 아르바이트 체험 등
MZ세대 환경보호 '선한 영향력'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금기시되던 K팝 아이돌 세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오랜 금기와 침묵을 깨고 이제 그들은 환경보호, 인종차별, 정의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당당히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 거침없이 발언하고 행동하며 '선한 영향력'의 중심에 우뚝 서있다.

걸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 츄(본명 김지우)도 여기에 가담했다. 올해 1월부터 운영된 유튜브 채널 '지켜츄 Chuu Can Do It'를 통해 그녀는 극심해지고 있는 환경파괴에 대한 위기의식을 일깨우고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 친환경 웹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소소한 습관부터 보다 적극적인 실천법까지, 다양한 환경 이슈를 유쾌하고 경쾌하게 풀어낸다.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시리즈물 콘텐츠를 제작한 아이돌은 츄가 처음이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사이트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에 따르면, 채널 지켜츄는 매달 구독자 10만 명씩을 늘려가며 가파르게 성장해 운영 6개월만인 지난달 구독자 50만 명의 고지를 넘어섰다. 현재 구독자 53만 명, 누적 조회 수 2500만 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구독자 수가 유사한 다른 채널에 비해 구독자 수 대비 조회 수가 상당히 높다. 1월 7일 공개된 첫 에피소드 영상은 하루만에 10만 회 이상의 조회 수와 4천개 이상의 댓글을 기록했다. 업로드된 43개 영상 중 100만뷰 이상을 기록한 영상만 10여 개에 달한다.

이러한 인기의 가장 큰 비결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상큼함과 발랄함의 상징인 츄를 통해 보다 사랑스럽고 파이팅 넘치게 전달되는 친환경 메시지"를 꼽는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녀 '인간 비타민'으로 불리는 츄는 다소 무겁고 딱딱한 환경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공익광고'가 아닌 '예능'으로 전달한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카페에서 좌충우돌 아르바이트 체험을 하는 과정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고, 구제매장에서 옷 쇼핑을 즐긴 후 패션쇼를 하며 매년 발생하는 9200만 톤의 의류 폐기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츄가 매 회 새롭게 주어지는 환경보호 미션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는 사이, 어느새 지구 지킴이 츄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환경보호에 대한 지식이 늘어간다.

츄는 환경보호에 관심은 있지만 작은 불편함을 감수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보통 사람들'을 대표하면서 큰 공감을 이끌어낸다. 환경 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 츄는 직접 정보를 찾아보고 체험해보고 실천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와 함께 영상에 종종 출연하는 '이달의 소녀' 멤버들도, 친한 가수 동료들도 츄와 함께 친환경 빨대를 사용해보고, 줍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해보면서 다 같이 지구 지킴이로 성장해간다.

이런 그녀의 모습에 흥미와 용기를 얻은 시청자들은 "영상을 보고 찬장에 넣어놨던 텀블러를 꺼내 쓰고 있어요", "츄랑 똑같이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실천해볼게요" 등의 댓글을 남기며 소소한 변화와 실천을 시도해보겠다고 다짐한다.

츄는 환경보호가 더 이상 '올드'한 과제가 아니라 '힙'한 MZ세대의 문화가 되었음을 직접 인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채널명인 '지켜츄'를 키워드로 하는 PC·모바일 검색량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10대와 20대가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Z세대에게 큰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높아진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을 대세 스타인 츄가 더욱 증폭시키며 MZ세대의 핫한 트렌드로 확고히 자리 잡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타고 출근하기, 허니 왁스 랩 만들기, 소프넛 이용해 빨래하기, 잘 안 쓰는 물건 중고거래 하기 등 총 14회에 걸쳐 다양한 친환경 정보와 실천법을 전하고 시즌1을 마무리한 츄는 현재 오프시즌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숨을 고르고 있다. "구독자 한 명 한 명이 지구 지킴이가 되는 그날까지" 긍정 에너지를 뿜으며 환경보호에 앞장서겠다는 그녀가, 이제 또 어떤 방식으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싱그러운 미소를 장착하고 우리 앞에 설지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