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기술 국산화 이끈 `특허 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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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기술 국산화 이끈 `특허 빅데이터`
A기업은 불화수소 개발 과정에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형석(할로겐 광물)을 사용해야 하는 탓에 공급망 확보의 어려움과 함께 원가 부담이 컸다. 그러던 중 특허청의 특허 빅데이터 분석 지원을 받아 형석 대신 국내 조달이 가능한 규불산을 이용한 불화수소 제조 대체기술로 R&D 방향을 재설정함으로써, 원재료 다변화를 추진할 수 있었다. 여기에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이후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마침내 지난해 상반기 테스트를 거쳐 초고순도 불화수소 양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

#. B기업은 지속적인 기술개발 끝에 스마트폰 카메라용 차광필름 국산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 시장의 90%를 선점하고 있는 해외 경쟁사로부터 특허침해 경고장을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B 기업과 계약을 맺은 업체들은 제품 공급 중단과 신규 계약 취소 등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특허청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 경고장에 기재된 특허뿐 아니라, 해외 경쟁사가 보유한 차광필름 관련 모든 특허를 분석해 분쟁 가능성이 높은 특허를 선별하고, 명확한 비침해 근거를 마련해 고객사에 보냈다. 이에 특허침해 우려를 해소한 고객사들은 B기업에 대한 신뢰 회복을 통해 납품 계약을 재개했고, 특허 회피설계를 반영한 신규 특허를 출원해 향후 특허분쟁 위험을 해소할 수 있었다.



'최신 기술정보의 보고'로 불리는 특허 빅데이터가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립의 숨은 주역으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4억8000만건에 달하는 특허 빅데이터는 산업과 시장 동향, 글로벌 기업의 기술개발 동향 등을 집약한 기술정보의 결정체로 주목받고 있다.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활용해 기술지도를 만들면 기술개발의 나침반 역할을 통해 기존 특허를 피해 새로운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4일 특허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정부의 소·부·장 핵심품목 R&D 506개 과제를 대상으로 특허 빅데이터 관점의 R&D 전략(IP-R&D)을 전면 적용한 결과, 소부장 분야에서 498건의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IP-R&D를 통해 일본 등 해외 경쟁국이 선점하고 있는 소부장 기술자립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기여한 셈이다. 특히 대일 특허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도 기여했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있었던 2019년 우리나라의 대일본 특허 무역수지는 5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억7000만 달러 적자로 약 71% 가량 줄었다.

소부장 분야 특허분쟁 대응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결과도 냈다. 지난해 소부장 특별법,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에 정부의 소부장 R&D 과제에 IP-R&D 지원 근거규정을 마련했고, 지난 4월부터 IP-R&D 지출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가 시행됐다.

아울러,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외국의 침해 소송, 이의신청 등 특허분쟁을 선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기에 지원할 수 있는 '지재권 분쟁 대응센터'를 신설, 운영하고 있다. 특허청은 소부장뿐 아니라, 국가 주요 R&D 프로젝트에 IP-R&D 도입을 제도화해 기술개발 효율성을 높여 나가는 데 역량을 모아갈 계획이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아직 소부장 기술자립의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수출규제가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주요 소부장 프로젝트에 대한 특허 진단을 실시해 향후 기술개발 방향을 재설정해 볼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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