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뉴욕사무소, 13개 투자은행 대상 조사 결과
올 4분기 테이터링 실행, 1곳서 4곳으로 늘어나
미국 투자은행(IB) 다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초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2023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테이퍼링 실행 시점을 바꾼 IB가 3곳이나 될 정도로, 통화정책의 조기 정상화 관측도 늘어났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4일 '2021년 하반기 미국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13개 IB를 대상으로 진행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실었다.
설문조사 결과, 9개 IB가 테이퍼링 실행 시점으로 내년 1분기를 꼽았다. 4곳은 올해 4분기에 테어퍼링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IB의 전망에서 눈에 띄는 것은 6월 FOMC 이전과 이후 3곳의 입장 변화다. 6월 FOMC 이전에는 올 4분기 테이퍼링 실행을 예상한 IB가 1곳에 불과했고, 11곳이 내년 1분기를 실행 시기로 예상했다. 그런데 6월 FOMC 이후 올 4분기 4곳, 내년 1분기 9곳으로 달라졌다. 6월 FOMC 이전에 내년 2분기를 테이퍼링 시점으로 예상했던 IB는 사라졌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는 2023년 하반기(9개)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어 2023년 상반기(3개), 2022년 하반기(1개) 순이었다. 6월 FOMC 이전에는 2023년 하반기가 6곳으로 분산돼 있었는데, 6월 FOMC 이후 확실한 다수 의견이 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상당수 투자은행은 1년 정도로 예상되는 테이퍼링 기간 중 연준이 월간 자산 매입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역시 연준이 인상 초기에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점진적이고 완만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연준의 정책정상화 관련 불확실성 요인으로 금융안정과 소득불균형 이슈를 들었다.
과도한 위험추구 강화, 자산가격 급등이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대두되면 조기 정상화 요구가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연준의 고용목표 달성과 관련해 취약계층에 대한 포용적 고려 요구는 정책정상화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IB 등 주요 기관들은 미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여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84년(7.2%) 이후 최고 수준인 7%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심리 호전, '보복(pent-up) 소비' 수요 등과 함께 개인 소비가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기업과 주택 투자, 정부 지출도 늘며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용 상황도 빠르게 증가하는 노동 수요 등에 힘입어 계속 회복되고, 물가(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는 내년 초까지 높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황두현기자 ausur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