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부가통신 사업자도 책임"
양정숙 의원 개정안 대표 발의
"부가통신사업자, 공적명분 없어"
업계, 유례 없다며 우려 목소리
양정숙 의원 개정안 대표 발의
"부가통신사업자, 공적명분 없어"
업계, 유례 없다며 우려 목소리
30일 국회 및 IT(정보기술) 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은 이날 보편역무 손실보전 책임을 대형 부가통신사업자들도 분담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보편적 역무는 모든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요금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전기통신역무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유선전화 서비스나 긴급통신용 전화 서비스, 장애인·저소득층 등에 대한 요금감면 서비스 등이 있다. 이들 서비스는 수익성이 낮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재원을 각축해 이를 지원해 왔다.
보편적 역무는 원칙적으로 모든 전기통신사업자가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지만, 대형 포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전자상거래 기업 등 부가통신사업자에게는 일괄 면제됐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기업의 성장으로 네이버나 카카오, 구글 등 부가통신사들의 기업 규모가 통신 3사 등 기간통신사업자 보다 커지고 이익률도 높아지면서 '역차별' 문제가 제기됐다.
양정숙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주요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 매출액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 사업자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률은 5배 이상 높아 전체 영업이익 금액은 비슷하다고 밝혔다. 기업의 시가총액은 기간통신 3사를 모두 합쳐도 네이버의 절반 수준이고, 부가통신 3사 시가총액을 모두 더하면 기간통신 3사의 4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정숙 의원은 "정부가 과도한 재량권을 대형 부가통신사업자에게까지 적용하면서 국민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사업들이 국민을 위한 보편적 책무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다"며 "대형 부가통신사업자가 이제는 그에 상응하는 공적 책무를 분담하는 차원에서 보편역무 손실보상에 반드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 업계에서는 부가통신사업자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 커온 전기통신사업자와는 태생부터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가의 예산 등이 투입돼 성장해온 통신사 등에 공적인 책임을 부과할 명분이 되지만, 인터넷 기업들은 개인회사로 시작해 사업을 해온 부가통신사업자이기 때문에 이 같은 공적 책무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보편적 역무라는 것이 공적인 책임을 말하는 것이고, 통신사들의 경우 애초에 정부 예산도 투입되면서 커온 곳"이라면서 "부가통신사업자들의 경우 정부의 도움 없이 처음부터 성장해온 곳으로, 보편적 역무를 담당하기에 그 시작부터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부 재정이 들어가 커온 사업자라면 보편적 역무를 부과할 명분이 있다"면서도 "인터넷 기업들을 향해서 이를 적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사례도 없으며, 결국 산업을 망치겠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밝혔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