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사항? 근거 있는 자신감?… 홍남기 ‘집값 하락’ 발언 이유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시장에 잇따라 집값 하락 경고 메시지를 던져 관심이 모아진다.

홍 부총리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가격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를 소개하며 "단기적으로 소득과 괴리된 주택가격 상승이 있으나 갈수록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가격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주택시장 불안이 수급 요인에 있다고 하나 공급 측면에서 올해 입주 물량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전세 불안 요인인 서울과 강남4구의 정비사업 이주 수요도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 속에서 오는 7월 1일부터 대출자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등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행되며,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 등도 주택시장으로의 유동성 유입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과도한 기대심리와 막연한 불안감,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의 추격 매수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판단하에 시장 참여와 의사결정을 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앞서 이달 초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의지는 물론 몇 가지 포인트도 감안해 한 방향으로 쏠림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일방적 집값 상승 기대감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홍 부총리는 우선 물가 상승률을 배제한 실질 가격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전 수준의 과거 고점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가격지수에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해 실질 가격지수를 계산한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5월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5월 지수가 99.5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긴축 가능성, 오는 7월부터 국내에서 시행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적용 대상 확대 등 가계부채 유동성 관리 강화도 간과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서울 주택매매시장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정책과 시장 불확실성 등이 작용하면서 거래는 위축된 가운데 호가 중심으로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홍 부총리가 이처럼 집값의 방향성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 집값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구두로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홍 부총리의 집값 하락 경고와 달리 각종 지표 상에서는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공식 부동산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매매시장은 개발 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불안이 지속되고 있으며, 전세시장의 경우 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 등으로 이달 들어 강남 4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강동구)를 중심으로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전국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작년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1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하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이 1.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건산연은 올해 하반기 수도권 주택가격이 1.6% 오르고, 지방은 1.3%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상승률로 보면 전국이 올해 5.5% 올라 지난해 상승률(5.4%)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지역의 집값 연간 상승률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6.5% 상승하지만 지방은 4.4%로 작년(4.3%)보다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건산연은 정부의 강력한 수요 억제책과 주택 공급 신호에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고 주택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수요 우위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역대급 유동성이 수년간 자산으로 집중되면서 집값이 고점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매도인 입장에서는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줄었고, 다주택자 비율이나 증여거래 추이를 볼 때 수요보다 매물이 적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산연은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인한 전세 매물 잠김 효과로 전국 전셋값이 하반기에도 2.3%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건산연은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전셋값 상승률은 5.0%로 작년(4.6%)보다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경기회복을 위해 내년도 상반기에 공공공사 부양책을 집중하고 시장에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확대하는 부동산 규제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희망사항? 근거 있는 자신감?… 홍남기 ‘집값 하락’ 발언 이유
홍남기(사진)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