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차량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자가용 수요가 늘면서 급격히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으로 변했다. 특히차량 중개상들은 최근 인기를 끄는 신차 모델들을 중심으로 제조사의 권장 소비자가격(MSRP)보다 높은 판매가를 부르거나 비싼 옵션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저널은 플로리다에 사는 켄 베어드(61)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베어드 씨는 최근 딜러 매장에서 기아 텔루라이드에 4만5000달러의 가격이 붙어있는 것을 보고 3000달러를 더 주겠다면서 살 의사를 밝혔으나 중개상은 5만5000달러를 요구해 텔루라이드는 포기하고 다른 매장에서 도요타 하이랜더를 샀다고 한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딜러로 불리는 중개상과 소비자가 권장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흥정을 벌여 이보다 더 싼 가격에 차를 매매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반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 통계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지난 2019년에 팔린 차량의 판매 가격은 권장 소비자가격 대비 85%에도 못 미쳤으나 올해 6월에는 이 비율이 94%에 달했다. 한 자동차 시장 분석가는 "자동차 판매점에 재고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끝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면서 단기간에 문제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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