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근 칼럼] 100년 紅旗와 5년 기치

차상근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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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 칼럼] 100년 紅旗와 5년 기치
차상근 산업부장

다음달 1일은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다. 1921년 7월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에서 출범한 중국 공산당은 형세상 절대적 열세를 딛고 창당 30년도 안돼 일본, 서구 열강은 물론 대륙을 사실상 통치했던 국민당까지 몰아내고 사회주의 신중국을 건설하는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이후 70여년 동안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 개혁개방,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거쳐 현재는 미국과의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G2' 중국을 이끄는 주체가 돼 있다.

공산당 창건 100년을 맞은 중국대륙은 그야말로 붉은색으로 물든 채 떠들썩한 분위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MZ(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세대들의 홍색바람이다. 중국 2030세대들의 놀이터인 짧은 동영상 SNS인 틱톡에는 조국과 공산당에 뜨거운 애정을 표현하는 게시물인 '공산당 챌린지'가 넘쳐나고 있다. 혁명 유적지를 탐방하는 레드투어에는 MZ세대가 대부분이라고 현지매체는 전한다. 국내에서도 체류중인 중국 젊은이들이 신중국 초창기의 인민해방군 행색으로 기념행사를 가질 정도이다.

중국 MZ세대들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이전의 중국 상황과는 모든 면에서 동떨어졌다. 이른바 샤오황디(小皇帝)이자 청소년기에 조국의 글로벌 파워를 목격하며 자란 애국심과 자존심이 센 청년들이다. 9000여만 공산당원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 계층으로 2049년 공산당의 신중국 건설 100년이 될 때쯤엔 중국의 주류계층이 된다. 그때는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시진핑(習近平)까지 역대 지도자들이 주창해온 '미국을 제친 세계 최강국의 주축'이 된다는 뜻이다. 대국굴기 시대를 이끌 미래 세대로부터 열정적 지지를 받고 있는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다음 세기를 받치는 굳건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공산당 영도아래 열성적인 농민계층이 헌신해온 중국 현대사의 속살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 사건이 중국 공산당 100년사에서 가장 큰 과오로 지목받는 1958~1962년 대약진운동이다. 농업과 인적자원 등 가용 가능한 모든 국가자원을 집체화해 중공업 육성에 집중 투입, 10~15년만에 영국, 미국 등 서구 수준의 경제체제로 도약한다는 초스피드 프로그램이다. 스탈린 체제의 소련이 후진농업국에서 선진공업국으로 단기에 발전했던 과정을 벤치마킹했다.

여기에는 신중국 건설 이후 세대인 열성적 젊은 지지자들의 뒷받침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농촌에서 강철을 직접 생산하자는 토법연강(土法煉鋼) 등 주요 사업들은 실패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재해 등이 겹치며 최대 4000만명 이상의 아사자만 낸 채 막을 내린다. 권위적이고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리더의 실패는 권부내의 권력다툼으로 이어졌고 이는 문화대혁명이란 또 하나의 참사를 만들었다.

결국 권위적 지도부와 맹목적 지지세력의 합작, 전횡속에서 중국대륙은 10년 이상 역사의 퇴보를 겪었다. 나아가 중국 공산당은 현재 전세계가 목격한 대륙의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도 신중국 초기 30여년을 허송하고 그 열성 지지자들을 오히려 고난의 길을 걷도록 했다.

리더십의 중요성은 기업, 정치조직, 사회적 조직, 가정 어디서든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다. 세간에는 가장 겁나는 리더로 '무식한데도 용감한 사람'을 꼽는다. 우리 나라에서는 기업을 포함한 민간의 리더십보다는 나라를 이끌고 있는 정치권의 리더십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를 통해 다수의 지지를 얻어야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정치인들에게 있어 무엇보다 열성 지지세력들은 달콤한 유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도, 나아가 반대 진영의 동의없이 자기편의 지지만으로 민주주의 사회를 온전히 이끌어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기성사회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들은 그런 점에서 진영 도그마를 깨는데 유용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미래 주역인 MZ세대에게 홍색 깃발을 쥐어주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듯이 우리 정치권도 과거 어느때보다 중요한 새로운 5년을 준비하는 마당이다. 따라서 젊고 신선한 기치를 들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차상근 산업부장 csk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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