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정책포럼 '미 거시정책 변화·전망'
"미 내년 말 금리인하 완만하게 시작
3분기 지나야 인플레 진전상황 확인"
"미 내년 말 금리인하 완만하게 시작
3분기 지나야 인플레 진전상황 확인"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전 세계에 불어난 달러공급이 이제 오히려 세계경제를 불안케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하드랜딩의 경착륙을 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소프트랜딩의 연착륙을 가져올지에 대한 세계적인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 현재 안식년을 지내고 있는 최경욱 서울시립대 경제학 교수는 미국 통화당국이 연착륙을 시도할 것이라고 현지발로 전했다.
최 교수는 지난 25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이 줌 화상프로그램을 이용해 개최한 세미나에서 "미국이 세계경제 발작을 일으킬 정도의 강하고 급격한 긴축정책을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코로나19 이후의 미국 거시정책 변화와 향후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이 당분간 금리인상을 자제할 것"이라며 "빨라야 올해 말 테이퍼링(양적완화 정책의 점진적 축소)을 시작해 금리인하는 내년 말이나 내년 이후에 시작하되 아주 완만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상승하고 있는 물가에 대해 "현재 미 통화당국은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3분기가 지나봐야 인플레이션의 진전 상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통화정책과 관련, 최 교수는 미국이 금리인상에 앞서 시작할 테이퍼링 시기보다 선제적으로 한국이 금리를 올려야 자금유출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최 교수는 특히 델타변이플러스 바이러스가 관건이라고 보았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도 5년 전 10만 달러를 주고 구입한 보트가격이 지금 14만 달러에 팔린다는 얘기를 최근 현지인에게서 들었다"며 "중고자동차 가격도 상승하는 등 현재 공급체인의 문제가 발생해 델타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미국이 막대한 재정을 풀어 경기부양을 함에 따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최근 우려에 대해 "상당기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문제가 발생하면 미국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전쟁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달러 지위의 하락을 미국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물가 상승과 실업률 사이의 역상관관계를 설명해 주던 필립스 곡선이 2008년 이후 효력을 상실한 채, 저금리·저물가·저성장이 동시에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미 통화당국도 정책의 목표를 물가안정에서 고용 극대화로 우선 순위를 바꾸었다고 소개했다.
최 교수의 이날 발표 내용에 대한 동영상, 녹취록, 요약본 등은 안민정책포럼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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