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2·4 공급대책에서 제시한 주택 공급 방식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어내 사업이 제때 순항할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23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1∼4차 후보지 46곳(6만호) 중 21곳(2만9500호)에서 후보지 발표 이후 주민 10% 이상 동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차 후보지였던 서울 도봉구 쌍문역 동측과 은평구 불광근린공원 구역은 주민 동의율이 3분의 2를 초과하면서 서울 증산4구역, 수색14구역과 함께 1차 후보지 4곳(7180호)에서 사업 추진을 위한 본 지구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국토부는 이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5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서울 서대문구 1곳과 경기 부천시 5곳 등 6곳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 홍제동 고은산 서측, 경기 부천 원미사거리 북측, 부천 소사역 북측, 중동역 동측·서측, 부천 송내역 남측으로 이들 지역에서 사업이 진행된다면 1만1200호의 주택이 공급된다.
국토부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5차 후보지 6곳에 대해 재개발 등 기존 민간사업 대비 사업 효과를 분석한 결과 용도지역 상향 등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통해 용적률이 평균 65%포인트 올라가고 공급 주택도 구역별로 평균 420호(29.0%)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토지주의 분양가는 시세 대비 평균 61%로 예측됐고 이에 따른 토지주의 수익률도 평균 21%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주민 동의율 10% 확보보다 사업 추진을 위한 본 지구 지정 요건인 주민 3분의 2 동의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정부가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도심 인근 지역에서 주택 공급이 이뤄지는 셈이기 때문에 주택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주택 물량이 적기 때문에 꾸준히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 동의율을 1년 내로 3분의 2를 받아야 하는 데 상가 건물 소유자나 대지지분이 넓은 단독주택 소유자를 어떻게 설득시켜 찬성을 이끌어낼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도심 공공주택복합 선도사업 1∼4차 후보지의 절반, 특히 올해 3월 발표된 1차 후보지 21곳 중 16곳이 후보지 발표 후 10%를 상회하는 주민 동의를 확보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력 개발 대비 용도지역 상향, 공급세대 증가 등을 통한 토지주 수익과 사업성 개선 등 도시계획 인센티브의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공주택 특별법이 공공의 지원을 통한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라 3년 한시적으로만 운영될 계획이기 때문에 3년 내 단기간 정책 및 공급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고 사업의 속도전도 요구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올백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지금까지 확보한 주민 동의율(10%)보다 향후 주민 동의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 관건이고 쉽지 않은 만큼 당장의 입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매매와 전세 공급 부족으로 내 집 마련을 갈망하는 수요자들을 대기 수요로 돌아서게 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주민 동의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고 관련된 법안들에 대한 개정 절차도 필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소통과 협의, 신속한 관련 법안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민 동의율 10%를 확보했다고 해서 사업 추진의 향방을 쉽게 예측하긴 어렵다"며 "서울시의 정비사업촉진(공공기획)과 병행해서 진행된다면 일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와 경기 부천시 원미동 일대 저층 주거지 주택 공급 활성화 지구. <국토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