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美 테이퍼링 이르면 연말..국내 가계부채 충격 고려해야"

미 연준 금리인상, 2023년말에서 2022년 하반기로 앞당겨져
테이퍼링 연내 공식화, 달러화 강세 전망
1000조 국가부채·무보증 신용대출 위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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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美 테이퍼링 이르면 연말..국내 가계부채 충격 고려해야"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건 글로벌 흐름과 무관치 않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언급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의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글로벌 자산시장 요동칠 수 있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국내 시장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대 수준의 가계부채에 따른 충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일 디지털타임스가 국내외 정책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증권사 이코노미스트와 학계 전문가 의견을 취합한 결과,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2023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 내지 2022년 말로 앞당겼다. 애초 2024년에 이뤄질 수 있다고도 전망됐던 금리 인상 시점이 최대 1년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첫번째 금리 인상 시점은 2023년말에서 2023년 상반기말로 변경한다. 경제회복 가능성과 물가, 금융안정 불안 위험을 고려해 6개월정도 앞당기는 건 바람직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금리인상 궤적은 2025년말까지 1.75%~2%에 도달하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 김진명 연구원은 "기존 2023년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2022년 하반기 인상으로 조정한다. 최근 상방 리스크가 상당히 현실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 2022년 하반기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하이투자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내후년 2차례 인상 전망과 함께 내년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물가 전망치 상향 폭이 그동안 전달했던 강력한 메시지와 다소 다른 행보였고, 성명서에서 코로나 관련 악영향 문구를 사라진 것도 '악재가 사라지면 정책도 바뀐다'를 시사하는 대목이었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2022년 4분기 0.5%인상을 예상한다"며 "(FOMC 회의 결과) 급격한 전망 시점의 변화라기보다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막연했던 통화정책 일정에 구체화가 이뤄지는 과정"으로 봤다.

테이퍼링 시기를 두고는 2022년 시작된다는 데 큰 이견은 없었지만,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과거 테이퍼링 발표에 따른 시장 충격을 고려해 급격하게 앞당겨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승훈 연구원은 "7월 논의를 시작한 뒤 9월 윤곽 제시, 2022년초 개시 예상한다. (테이퍼링의 전제조건인) 보육시설의 미개장과 실업급여 증액 요인이 올 가을에 해소되면서 백신접종이 추가적으로 진전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테이퍼링은 내부 논의 단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견해다. 파월 의장이 구체적인 논의의 실체를 드러내긴 했지만 '생각에 관한 생각' 단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이후 종전보다 구체화의 단계를 높여 올해 연말 경에 테이퍼링에 대한 밑그림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관측했다.

김진명 연구원은 "8월 잭슨홀미팅에서 자산매입 축소 시작 선언, 9월 FOMC에서 선제적 안내, (내년) 3월, 2022년 자산매입 축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교보증권 백윤민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테이퍼링 계획을 공개하고, 2022년 자산매입 축소, 2023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 지난 하반기 전망 자료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은 결국 극복될 변수이며 향후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발생에 대비하는 통화정책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유진투자증권 김연진 연구원은 "6월 성명문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들었다'고 언급했고, 4월에 언급한 '현재 진행 중인' 공중보건위기 수식어를 삭제했다.9월 선제 가이던스, 연말~2022년 초 테이퍼링 시작 가능성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연준이 테이퍼링 결정을 조건부로 공식화할 시기를 9월 회의 때로 예상한다. 인플레이션 조건은 이번 전망으로 충분해 보이며, 고용 조건은 9월 추가 실업 수당 지급 종료와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7~8월 지표 개선을 확인할 것이기 때문. 2013년 6월 테이퍼링 발표 쇼크를 기억하는 연준으로서는 최대한의 소통과 최소한의 시장 충격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했다.

테이퍼링 논의가 전면에 드러나고, 8~9월부터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안영진 연구원은 "매크로 전망과 통화정책 정상화의 시계추가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판단에 비추어보면 10년물 금리 포함 미국의 장기금리와 달러화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연진 연구원은 "2021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7%로 상향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전망한다. 테이퍼링 논의에 따라 미 국채 금리가 추가로 떨어지기도 어려울 전망이고, 미국의 주요국에 대한 실질 금리 매력은 달러의 완만한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이퍼링 공식화와 미 달러화 강세에도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하나금융투자 이재선 연구원은 "FOMC 회의가 다소 매파적인 시그널로 인지되었음에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중립적이다. 향후 미 연준의 테이퍼링 예상 속도가 예상 가능한 수준이라면 위험자산가격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성근 연구원은 "코스피는 3200~3300포인트 선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점도표에서의 변화는 어느 정도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 FOMC 결과로 지수의 상승 흐름이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매파적인 연준 스탠스 변화에도 주식시장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연준의 유동성 축소가 당장 임박하지 않았다는 인식과 함께, 과거 테이퍼링 시점과는 다른 외국인의 수급 상황, 한국의 견조한 펀더멘털여건 등이 외국인 이탈을 방어할 수 있는 요소다"고 봤다.

기준금리에 앞서 이미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오른 상황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사상 최대 수준인 국가부채와 저신용자의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인상은) 여러 번 시그널을 줬기 때문에 그 정도(0.25%~0.5%포인트) 올리는 건 충격이 크게 오진 않을 것"이라며 "연착륙으로 가느냐 거품이 커지느냐는 다른 지표를 봐야겠지만 시장에서 다소 예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제는 1000조원이 넘는 정부부채와 신용도가 낮은 이들의 무보증 신용대출"이라며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기준금리가 시장금리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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