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이용자 역대최고
넷플릭스는 5개월째 감소세로
정부 지원책은 계속 지지부진
과기부·방통위 등 샅바싸움만
넷플릭스는 5개월째 감소세로
정부 지원책은 계속 지지부진
과기부·방통위 등 샅바싸움만
◇넷플릭스는 성장세 주춤, 상승세 탄 토종 OTT= 17일 IT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달 월 이용자(MAU) 수가 각각 역대 최고치,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안클릭 집계치 기준 티빙의 MAU는 334만명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0월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웨이브 역시 지난달 MAU가 373만명으로, 올해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종전 최고 수치인 388만명(지난해 9월)과 비슷한 수치다.
최근 국내 OTT 사업자들은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는 등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티빙은 오는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웨이브 역시 2025년까지 1조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해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콘텐츠 경쟁력이 결국 OTT 시장에서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실제 OTT 이용자들은 플랫폼보다 콘텐츠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OTT 시장을 장악했던 넷플릭스의 MAU가 지난 1월 역대 최고치인 895만명을 달성한 이후, 지난달(791만명)까지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OTT도 충분히 글로벌 OTT에 대항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등 한류 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해외에서는 국내 OTT가 더 큰 경쟁력을 가진다.
성동규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내수 시장이 큰 중국을 제외하면 미국 외에는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을 지닌 나라가 거의 없다"며 "그나마 한국에서는 자국 OTT 플랫폼 점유율이 30% 이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 자체가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이어 "콘텐츠 투자는 성공이 100% 보장되지 않는, 굉장히 위험성이 높은 영역임이 분명한데 국내 OTT는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지원은 지지부진… 부처간 샅바싸움까지= 국내 OTT 사업자의 해외 진출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책은 지지부진 하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6월, 국내 OTT 사업자의 성장과 해외 진출 지원을 목표로 세액공제와 자율등급제 추진을 과제로 내세우는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각종 OTT 법안들은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 간 주도권 경쟁에 매몰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성장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콘텐츠 업계가 글로벌 OTT의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의 경우, 경쟁을 하면서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는데 그에 반해 한국 시장은 크게 변화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콘텐츠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속도라든지, 변화의 속도를 감안하면 지금도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나버린 상태"라고 토로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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