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집단지성·오픈소스 집약… 고객 니즈에 맞는 최적 해법 내놓겠다"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용해 혁신기술 만들어
강력한 이용자이자 솔루션 공급자로 '선순환'
클라우드 시대 항공사·통신사·은행이 주고객
구독서비스에서 나아가 정기점검까지 도맡아
다양한 B2B시장에 기본 운영체제로 쓰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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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집단지성·오픈소스 집약… 고객 니즈에 맞는 최적 해법 내놓겠다"
김경상 한국레드햇 사장 D파이오니어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김경상 한국레드햇 대표


"클라우드 전환이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신기술을 도입할 뿐만 아니라 업무와 비즈니스 방식까지 바꾸며 혁신능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30년 가까이 오픈소스와 커뮤니티의 힘으로 엔터프라이즈 IT 생태계를 변화시킨 '레드햇 웨이'를 클라우드 시대로 확장해 고객들이 더 큰 가치를 잡도록 돕겠습니다."

김경상 한국레드햇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IT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옮겨가는 데 그치지 않고 작년부터 컨테이너 기술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구조부터 작동방식까지 바꾸기 시작했다"면서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클라우드와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시대에 필요한 솔루션과 기술지식, 문화까지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ERP(전사적자원관리), PI(프로세스혁신) 등이 대표하는 IT 무대에서 활동해온 김 대표는 올해 1월초 한국레드햇 대표를 맡으며 다른 세상에 뛰어들었다. 레드햇은 '커뮤니티와 엔터프라이즈를 연결한다'는 모토 하에 오픈소스 기술을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쓸 수 있게 지원하면서 리눅스, 오픈소스, 클라우드 분야의 핵심 기술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김 대표는 "누구나 우리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언택트 플랫폼을 연내에 선보이고, 기업들이 기술인력 부족문제를 타개할 수 있도록 교육과 매니지드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의 회사= 김 대표는 레드햇에 대해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특이한 회사"라고 소개했다. 대부분의 SW 기업이 내부 조직을 두고 제품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것과 달리,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참여해 협업해 집단지성을 통해 많은 이들이 개발한 최신 기술을 기업들이 쓸 수 있게 만들고, 그 결과물을 구독모델로 제공한다는 것.

김 대표는 "수백~수천명의 자체 인력을 두지 않고도, 기술 마니아들이 모여서 신기술을 만드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최신 기술을 가져와 지속적인 혁신을 해나간다는 독특한 접근법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레드햇이 스스로 정의한 '레드햇 웨이(The Red Hat Way)'는 '커뮤니티와 엔터프라이즈 연결'이란 구절로 요약된다. 이 회사의 SW 개발 모델은 여러 주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파트너, 고객, 오픈소스 개발자들과 협력해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을 통해 우수한 기술을 더 빠르게 제공하면서 사용자나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는 최적의 해법을 제공하는 것.

레드햇은 이런 방식으로 엔터프라이즈 IT 운영에 필요한 운영체제부터 미들웨어, 스토리지,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 개발툴, 보안 등 '하드코어' 솔루션들을 만들어 제공해 왔다. 그러면서 파트너들을 통해 기술지원, 교육, 자격증,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IoT(사물인터넷), 네트워크 보안, 자동화 관리, 운영지원시스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등 산업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특화 기술들도 지원한다.

전문성과 인프라를 보유한 레드햇이 참여함으로써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레드햇이 오픈소스 생태계의 강력한 이용자이자 솔루션 공급자 역할을 하는 것.

레드햇의 페도라 프로젝트 참여가 협업 기반 혁신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레드햇의 엔지니어들은 세계 3만5000명의 기여자와 협력해 페도라에서 혁신적 SW 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배포한다. 그 중 일부 기술은 자사 엔터프라이즈 리눅스와 기업용 SW에 통합된다.

◇커뮤니티와 엔터프라이즈의 간극을 메우다= 커뮤니티와 엔터프라이즈 간의 거대한 간극을 메우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레드햇은 오랜 기간 그 사이에서 중간고리 역할을 하면서 양쪽이 모두 가치를 키울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도왔다.

김 대표는 "커뮤니티에서 개발된 SW가 엔터프라이즈에서 미션 크리티컬한 비즈니스에 쓰이려면 기업 수준에 맞는 안정성과 성능, 보안을 갖춰야 한다. 최신 오픈소스 기술을 기업에서 쓰도록 잘 만들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다양한 상용 SW나 하드웨어와 오픈소스 기술이 잘 호환되면서 작동하도록 기술적 뒷받침을 한다"고 밝혔다.

이런 접근방식은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포춘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항공사, 통신사, 은행, 헬스케어 기업의 100%가 레드햇 고객이다. 레드햇 웨이는 이제 레드햇만의 특이한 방식에 머물지 않고 대부분의 기업으로 확산됐다. 국내 기업들도 IT, 비IT 할 것 없이 오픈소스를 활용해 개발 생산성과 속도를 높이고, 외부 개발조직과 유연하게 협업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회사의 성향과 문화도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닮아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 '오픈 컬처'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조직문화와 직원 간 관계가 여느 기업보다 훨씬 수평적이고 개방적"이라면 "수직적이고 경직된 분위기 대신 직급에 관계 없이 수평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분위기가 회사의 경쟁력이자 고속 성장한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혁신 키워드= 최근 레드햇이 집중하는 기술과 전략 키워드는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김 대표는 "우리를 리눅스 회사로만 아는 이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오픈소스의 힘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강점을 결합해 기업 IT 환경을 현대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컨테이너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레드햇은 2013년부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대를 내다보고 투자해 왔다. 리눅스 상에 가상화 기술을 적용하고 모든 제품이 그 위에서 작동하도록 발전시켜 왔다. 예견은 맞아떨어졌다.

김 대표는 "3~4년 전만 해도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한 가지 퍼블릭 클라우드를 시범 적용해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시장의 흐름에 대한 혜안을 갖고 준비해온 덕분에 많은 기업들이 레드햇의 문을 두드린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원하는 환경= 다양한 클라우드에서 자원을 마음대로 이동시키면서 클라우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방형 기술구조가 필수다.

김 대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성하는 기술요소가 폐쇄형이면 워크로드를 자유자재로 옮기고 구성해서 쓸 수 없다. 우리는 개방형 SW 기술을 활용해 자유로운 이동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클라우드의 궁극적인 지향모델을 완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프라 이동을 넘어 애플리케이션 현대화로=레드햇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컨테이너 플랫폼인 '오픈시프트'다.

김 대표는 "최근의 애플리케이션 트렌드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기업들이 쓰는 애플리케이션은 10~20년간 진화하다 보니 엄청나게 무겁고 거대해져 버렸다. 한번에 다 바꾸고 고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크고 무거운 시스템을 잘게 쪼개서 빠르게 변화하도록 바꿔주는 애자일 방법론과 MSA(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 기술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도입 초기에는 IaaS(인프라 서비스)를 통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을 클라우드로 바꾸는 데 초점을 뒀다면, 클라우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애플리케이션 구성과 구동방식까지 달라져야 한다"면서 "리눅스에 이어 컨테이너 플랫폼을 확산시켜 고객들의 IT 환경을 현대화함으로써 우리도 성장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 이전 앞두고 고민하는 기업들=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전환을 모색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자산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많다는 게 김 대표의 얘기다. 데이터센터부터 많게는 수백가지 애플리케이션을 써오다 보니 가볍게 옮겨가기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사를 한다고 해도 어디부터 어떤 순서로 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어려움을 겪는다. 가상화부터 컨테이너 플랫폼까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쫓아가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김 대표는 "기술에 대한 교육과 공유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큰 만큼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해 교육세션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약 150명의 한국레드햇 직원뿐 아니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약 50곳의 파트너들이 함께 사업을 키워간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에서 우리가 가진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학교나 기업 직원들이 언제든 들어와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연내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내부 운영인력의 기술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서는 구독 서비스에서 한 단계 확장한 매니지드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독 서비스의 경우 고객이 제품을 설치해 쓰다가 기술적 어려움이나 문의가 있을 경우 지원한다면, 매니지드 서비스는 레드햇이 제품 설치부터 정기 점검, 운영까지 대신해 주는 형태다.

◇기업,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본격화= 김 대표는 작년부터 국내에서 컨테이너 기술이 꽃을 피우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롯데카드는 장기 디지털 혁신 로드맵을 수립해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하면서 컨테이너 플랫폼과 오픈소스 적용 범위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 정부 통합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도 레드햇 제품을 클라우드 요소 기술로 채택했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전자, 자동차 등 하이테크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에 나서면서 컨테이너 플랫폼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와 함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을 한 단계씩 밟아가면서 애플리케이션 현대화용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컨테이너화되진 않겠지만 이커머스, 포털 등 특정 시간에 트랜잭션이 몰리고 내용이 신속하게 바뀌어야 하는 서비스는 컨테이너화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금융·통신분야 클라우드 전환 중= 금융분야도 변화가 시작됐다. 김 대표는 "생명보험사 한 곳과 차세대 채널계 시스템에 컨테이너 아키텍처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진이 결정되면 금융계에서도 오픈시프트 컨테이너 구조를 적용한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은행도 일부 영역에 오픈시프트를 도입했다.

김 대표는 "최근 만난 고객들은 컨테이너, 클라우드 네이티브 개발, MSA(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 등 애플리케이션이 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학습이 돼 있고, 구체적인 전환 아이디어를 가진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가상화나 리눅스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면 점차 주제가 컨테이너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와 내년 중 정말 많은 기업들이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신사들도 5G 인프라에 투자하면서 컨테이너 플랫폼을 도입한다.

김 대표는 "올해와 내년 중 2개 통신사의 통신망에 우리 제품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5G 엣지 클라우드 관련해서도 통신사 한 곳과 파일럿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통신장비 기업 한 곳과도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서버시장이 표준 운영체계 기반으로 개방화됐듯이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

김 대표는 "커넥티드카 등에도 우리 제품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기업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듯이, 더 다양한 B2B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기본 운영체제로 쓰이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기술 저변 확대를 위해 SI(시스템통합), 컨설팅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 CNS 등 SI기업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에서 연 15% 이상 성장하면서 인력과 파트너를 계속 늘리고 있다.

◇컴퓨터공학 전공한 혁신 컨설턴트= 김 대표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IT 컨설팅·SI(시스템통합)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첫 직장은 앤더슨컨설팅(현 액센츄어)이다.

그는 "당시 국내 회사들이 SI기업이라고 소개하는 것과 달리 앤더슨컨설팅은 BI(비즈니스통합) 회사라고 말하더라. 시스템이나 기술뿐 아니라 비즈니스 혁신에 초점을 맞춘다고 얘기에 입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후 삼성SDS를 거쳐 다시 액센츄어로 복귀했다가 쌍용정보통신에서 CEO를 역임했다.

김 대표는 "IT 프로젝트를 하면서 난관도 많았다. 신규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동했는데 제대로 작동 안 할 때가 많았다. 2개월간 구로의 한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낮에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새벽마다 시스템을 고친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2003년 한 생활용품 기업의 ERP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 고객사 직원들이 깨알같이 마음을 적어준 롤링페이퍼는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독특한 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레드햇에서 하는 새로운 경험과 시도가 재미있다"는 김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첨단 디지털 무기를 가지고 혹독한 경쟁의 장에서 내공을 키워 이기도록 조력자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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