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차이니즈월 기본 원칙만 규정
회사자율로 차단대상 부문, 금지대상 행위, 예외적 교류 요건·절차 등 정해야
금융투자업계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혔던 정보 교류 차단 장치(차이니즈월)가 폐지된다. 대신 내부통제기준으로 업계 자율적으로 차이니즈월 총괄 임원을 지정해 운영하도록 했다. 차이니즈월 규제를 없앤 대신 관련 사항 위반시에는 형사처벌과 과징금 등 사후책임이 강화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20일부터 시행된다고 11일 밝혔다.
'차이니즈월(chinese wall)'이란 이해상충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인정되는 금융투자업무 간의 정보제공 금지, 임직원 겸직금지, 사무공간·전산설비 등의 공동이용 금지 등을 말한다. 차이니즈월은 2009년 자본시장법 제정 당시 도입돼 고유재산 운용업무와 집합투자업, 신탁업, 기업금융 업무 등의 정보제공은 물론이고 사무공간 분리 등 엄격한 규제의 대명사였다. 이후 사모펀드 체계 개편 과정에서 차이니즈월의 엄격한 적용으로 인한 불만이 속출하면서 규제 개편 논의가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법령에서는 차이니즈월의 기본 원칙만으로 정하고, 회사가 자율적으로 내부통제기준을 통해 차이니즈월의 세부 내용을 정하도록 했다.
금융투자회사는 미공개 중요 정보와 고객 자산 관련 정보(투자자 상품 매매·소유현황, 집합투자재산·투자일임재산 등 구성내역 및 운용정보)의 교류를 제한하기 위해 내부통제기준에서 차단 대상 부문, 금지 대상 행위, 예외적 교류 요건·절차 등을 정해야 한다. 또 실효성 있는 제도 운용을 위해 차이니즈월 총괄 임원을 지정하고 임직원 교육 등을 실시해야 한다.
금융위는 "회사의 자율성이 높아진 만큼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과징금 등 사후적인 책임을 강화했다"면서 "높은 수준의 내부통제기준을 마련·운영한 경우 위반 시 감독자 책임을 감면받을 수 있다"고 제도 변경 취지를 밝혔다.
차이니즈월 폐지와 함께 금융투자회사의 겸영 업무 시 금융위 사전 보고 의무도 사후 보고로 바뀐다.
차이니즈월 관련 자본시장법과 시행령, 감독규정 개정안은 이달 20일부터 시행된다. 금융위는 오는 12일 새로운 제도에 대한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