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과 통합, 대화합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며 당권 출사표를 던졌다. 4주년을 맞은 문재인 정부에는 "지난 4·7 선거에서 우리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에 파산선고를 내렸다. 586 세대들이 주도한 좌파적 실험은 끝장 났다"고 일갈하는 한편, 당내에는 "야권 통합을 이뤄내고 승리할 수 있는 대선 후보를 만들어내는 일"을 책무로 내세우며 '온화한 리더십'을 자처했다. 당 체질개선 복안으로는 '자유·공정, 중도·통합 실천' 및 정책·수권정당화, 청년참여 및 개방형 정당을 내세웠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서부터 이어진 나 전 의원의 강세와 '2030 청년남성 대변자'로 떠오른 이 전 최고위원의 약진도 눈에 띈다. 여론조사업체 PNR이 전날인 9일 발표한 여론조사(머니투데이 the300 및 미래한국연구소 의뢰·조사기간 지난 8일·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 중 누가 가장 적합하냐는 설문에서 나 전 의원이 18.5%의 지지로 1위에 올랐다. 동일 기관에서 실시한 지난주 조사(18.0%·지난 1일)에 포함된 뒤 2주 연속 선두를 달린 것이다.
이번주 조사에 처음 포함된 이 전 최고위원은 13.9%로 2위였다. 3위인 주 의원은 11.9%로 3주째 두자릿수 지지율을 나타냈고 4위 김 의원은 8.2%였다. 뒤이어 충청권 4선의 홍문표 의원이 5.1%, 부산 5선의 조경태 의원 4.4%, 경남 3선 조해진 의원 3.1%, 서울 4선의 권영세 의원 2.0%, 경남 3선 윤영석 의원 1.7%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선 나 전 의원(28.6%), 주 의원(18.4%), 이 전 최고위원(17.2%), 김 의원(10.4%) 순으로 적합도가 높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과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된 김 의원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김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친소관계를 언급했던데 저는 그런 것을 안 좋아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김 의원은 '검사 선배'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복당 문제를 놓고 공개 대립하면서 '신·구 대결' 구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차기 총선 지역구 불출마를 공언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홍문표 의원은 이날 전남·광주·전북지역을 찾아 '호남동행' 간담회를 가져 당권행보를 본격화했다. 한편 여론조사만으로 국민의힘 당권 향방을 가늠하긴 어렵다. 현재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대표 선출은 당원선거인단 투표와 일반여론조사 결과를 '7 대 3' 비율로 반영한다. 이날 국민의힘이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위원장으로 총 11인이 참여하는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를 발족한 가운데 당원·여론조사 반영률, 예비후보 컷오프 방식 논의가 개시될 전망이다.
한기호기자 hkh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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