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 지옥` 印에 러브콜 보낸 中](http://contents.dt.co.kr/images/202105/2021050602102369061001[1].jpg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 지옥` 印에 러브콜 보낸 中")
두달 후 8월 인도군이 보복했다. 티베트족 출신의 특수부대원을 투입해 라다크 지역 판공호(湖) 남쪽 언덕의 고지 두 곳을 점령했다. 현재 판공호 왼쪽 3분의 1은 인도가, 오른쪽 3분의 2는 중국이 각각 통제하고 있다. 이후 중국과 인도는 판공호 주변에 배치했던 군대를 철수하면서 국경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 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뒤통수를 쳤다. 올해 4월 19일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는 판공호에 신형 장거리 로켓포를 배치하고 인근 지역에서 포병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군이 인도 접경 지역에 장거리 로켓 배치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 중국이 인도에게 백신 제공을 자청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인도에게 필요한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무상 원조나 판매 또는 현지 생산 등을 통해 인도에게 중국산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산소발생기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제안이 순수한 선의든, 아니면 계산이 숨어있든간에, 인도가 지금 백신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현재 인도는 '코로나 지옥'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 지옥` 印에 러브콜 보낸 中](http://contents.dt.co.kr/images/202105/2021050602102369061001[2].jpg "[박영서의 니하오 차이나] `코로나 지옥` 印에 러브콜 보낸 中")
중국은 제약사 시노백과 시노팜이 만든 두 종의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시노백 백신은 일반 냉장고에 보관이 가능하다고 한다. 초저온 환경에서 백신을 보관하기 어려운 신흥국, 저소득국에서 적당한 백신이다. 이 백신은 생산물량의 60%가 해외로 나가고 있다. 시노팜 백신의 경우 예방효과는 79.34%로 발표됐다. 헝가리 정부는 "시노팜 백신 효능이 화이자보다 낫다"고 밝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정부 발표에 따르면 시노팜 5000만 회분, 시노백 1억6000만 회분 등 총 2억1000만 회분의 백신이 세계 80여 국가에 지원됐다. 백악관이 지난달 26일 공개한 미국의 해외 지원 백신은 6000만 회분이다. 중국 물량이 미국보다 3배 이상 많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백신을 쌓아둔 채 치약 짜듯 조금씩 해외로 보내려 한다"고 비꼬았다.
이들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승인을 앞두고 있다. 승인이 떨어지면 중국의 물량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런 점을 보면 당분간 백신 외교에서 중국의 우세가 예상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수록 중국의 영향력은 확대될 것이다. 백신 외교로 중국의 숙적 인도가 '중국 색'으로 물들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이 이를 두고볼 수는 없다. 미중 패권 경쟁이 이제 백신으로 옮겨붙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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